산업전반에 걸쳐 「내수 불황」 경고가 울리고 있는 가운데 가전업체들이 내년도 내수부문의 매출 성장률을 올해보다 10% 포인트 정도 낮춰 책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는 하반기 들어 유가인상·주식시장 불안 등으로 내수시장이 점차 위축되고 있는 데다 내년에도 GNP 성장률·소비자물가지수 등 거시경제지표의 악화로 내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내 가전산업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내년도 내수시장 성장률이 올해보다 15%, 20%씩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각 사업부간 신중한 검토과정을 거쳐 이달말쯤 내년도 사업계획서를 확정하기로 했
다.
양사는 하반기 들어 내수 판매가 부진하지만 상반기 매출 실적이 워낙 좋아 올해 전체 매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각각 34%,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내년도 가전부문의 내수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그 추세가 점차 둔화되어 올해보다 10% 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내수 성장세가 위축되면 유통구조에 많은 변화가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내수부진 현상은 영세 점포 또는 대리점의 퇴출을 불러오고 그 자리를 대형할인점 등 신유통이 메꿔 갈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내년도 매출성장률 하향조정 배경=LG전자·삼성전자는 올해 내수 성장률을 30% 이상으로 예상했다. 실제 상반기 결산결과 LG전자(국내 영업부문)는 매출성장이 지난해 동기 대비 32%, 삼성전자(국내 판매사업부문)는 34%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의 상승과 주식시장의 폭락은 내구재 소비율의 위축을 가져왔고 결국 연초 예상치를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하반기에 계절용 가전제품의 수요가 집중된다 하더라도 연말이 되면 삼성전자는 22%, LG전자는 27%대에 성장이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의 평균 원유도입단가가 17달러였으나 올해 1∼8월중에 27달러에 달하고 있어 고유가는 유가에 민감한 국내 전자산업에 생산활동 및 채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고유가의 지속은 국내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외에 연료비·교통비 등 관련 비용에 대한 소비지출부담이 늘어나 국내 수요 감소를 일으키는 데다 정부가 거시경제지표인 2001년 GNP 성장률을 6%로 전망하는 등 불경기를 예상하고 있다.
◇2001년 내수성장률=LG전자와 삼성전자는 이처럼 내년도 내수성장에 미치는 대외적인 변화요소를 감안해 내년도 사업계획서(가안)에서 내수성장률을 각각 20%와 15%로 잡는 등 목표치를 낮춰 잡았다. 특히 이같은 수치를 내년말에 달성할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있다. 실례로 LG전자는 내부적으로 성장률 20%가 단순히 희망사항일 뿐이란 자조적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내수부진대책과 유통구조변화 =구체적인 안은 사업계획서를 확정한 다음달이면 세우겠지만 현재는 원론적인 대책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디지털 가전과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개발과 매출을 확대하고 대리점을 우수대리점으로 육성함으로써 평생고객과 매출을 늘려나간다는 입장이다.
또 이같은 과정에서 유통구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부진은 영세 가전대리점의 도태를 불러오고 이들 대리점이 차지해온 매출 내지는 상권의 일부가 대형할인점·양판점·인터넷쇼핑몰 등 신유통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2400여개 대리점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대리점 수를 절반 가량으로 보고 있으며 신유통은 가전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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