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 시장에서 업체들의 선점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혈덤핑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모니터공급 업체들은 금융권과 대기업 등에서 실시한 1000∼3000대 규모의 대형 TFT LCD 모니터 입찰경쟁에 참여해 시중 판매가격의 60% 안팎에 응찰해 공급권을 따내는 등 제살 깎아먹기식 덤핑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모니터 업체들이 이처럼 TFT LCD 제품을 시중가격 이하에 판매하는 것은 이 시장에 참여한 업체가 20개가 넘을 정도로 크게 늘어나 제품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초기 시장선점을 위한 업체들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모니터 업계의 덤핑경쟁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덤핑가격이 TFT LCD 모니터의 핵심부품인 패널가격에도 미치지 못해 중소업체들의 경우 입찰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모니터 업계의 15인치 TFT LCD 모니터 낙찰가는 65만∼87만원으로 업체와 제품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LCD 패널가격 정도밖에 되지 않고 용산 등 일반 전자상가에서 거래되고 있는 제품(103만∼115만원)에 비해 65%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7월과 8월에 각각 1100여대 규모의 15인치 제품의 공개입찰을 실시한 동원증권과 부국증권의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 LGIBM·콤텍시스템·한국컴퓨터 등 4개사가 입찰에 참여해 대부분 업체가 60만∼70만원대 가격을 제시했다.
이 입찰에서 각각 66만과 73만원을 써낸 삼성전자가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LG증권이 TFT LCD 모니터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입찰에서 84만원의 가격을 제시한 LG전자가 공급권을 땄다.
또 최근 아셈정상회의를 후원하고 있는 루넷이 발주한 2000여대 규모의 15인치 TFT LCD 모니터 공개입찰에서는 삼보컴퓨터가 대당 72만원의 공급가를 제시해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특히 삼보컴퓨터의 경우 이들 제품을 12개월 무이자할부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해 실판매가격 조건은 60만원대 정도에서 결정된 것으로 평가된다.
모니터 업체 한 관계자는 『15인치 TFT LCD 패널가격이 60만∼70만원선(500∼515달러)에 이르고 회로, 인쇄회로기판(PCB)을 포함한 원자재 및 제조 비용, 인건비를 더하면 15인치 제품가격은 적어도 100만원이 넘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TFT LCD 모니터 수요부진에 덤핑경쟁이 겹치면서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경영난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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