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업체와 국내 업체 간의 제휴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게임 벤처업체가 일본 소니와 서드파티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아오조라엔터테인먼트(대표 진가인 http://www.aozora21.com)라는 게임업체. 98년 2월 설립됐으며 지난해 매출이 13억원에 불과한 작은 업체가 국내의 게임 메이저들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니의 서드파티 계약이란 = 아오조라와 소니의 제휴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소니 본사와 맺는 소프트웨어개발 라이선스 계약이기 때문이다. 일명 서드파티 계약으로 알려진 이같은 형태의 제휴를 맺은 업체는 소니의 게임기인 PSx용 게임을 개발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배급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물론 소니측에 전체 판매액중에서 일정한 라이선스를 지불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관리감독을 받게 되지만 전세계적으로 타이틀당 10만에서 50만장 정도가 판매되는 PSx용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소니사는 기술유출 등을 우려해 철저히 자국업체를 중심으로 서드파티를 선정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업체에 대해서는 문호를 열어주지 않았다.
◇업계의 엇갈린 관측 = 아무리 최근들어 한국과 일본 업계 간의 제휴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하더라도 이제까지의 업계 관행을 깨고 소니가 한국 업체에, 그것도 벤처기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아오조라에 라이선스를 줄리가 없다는 것이 국내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아오조라를 알고 있는 업계 관계자는 전혀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우선 아오조라가 일본 현지에 지사를 설립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소니가 아오조라의 비즈니스 능력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일본 업계의 관행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 아오조라재팬(지사장 고시 아라키)을 통해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아오조라의 진 사장이 과거에 국내 업체로는 드물게 소니와 제휴했던 ENK그룹의 계열사인 에스티엔터테인먼트(당시대표 두진)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설득력이 있다는 설명. 에스티엔터테인먼트는 97년 당시 일본지사를 통해 소니와 서드파티 계약을 체결하고 있었으며 이 회사가 98년 부도로 문을 닫자 실무자인 진 사장이 새롭게 아오조라를 창업, 이 사업을 준비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아오조라의 공식적인 입장 = 아오조라의 공식적인 입장은 노코멘트다. 진 사장을 비롯한 아오조라 관계자들은 소니와의 제휴 추진건에 대해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조만간 결말이 날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오조라의 이같은 태도는 소니와 비밀유지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입밖에 내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과 아오조라가 일방적으로 구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향후 전망과 파장 = 업계에는 내주중 계약을 체결할 것이란 설이 흘러 나오고 있으며 아오조라 주변도 굳이 이같은 소문을 부인하지 않고 있어 다음주중에는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날 것 같다.
물론 가정이지만 만약 아오조라가 내주중 소니와 서드파티 계약을 맺게 되면 이 회사는 단숨에 돈 방석에 올라 앉을 수 있는 비즈니스를 벌일 수 있게 된다. 만약 아오조라가 연간 10편 정도의 타이틀을 제작해 PSⅡ용 게임 소프트웨어의 최소 판매량인 10만장을 판매한다고 가정한다면 연간매출은 6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서 소니에 지불하는 라이선스료와 마케팅 비용 등을 제외하더라도 연간 200억의 영업이익을 올리게 된다.
특히 아오조라는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작품 중에서 PSⅡ용으로 컨버전할 제품을 소싱할 확률이 높아 아오조라와 제휴를 하려는 게임 업체들이 줄을 설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아오조라는 자연스럽게 국내 게임 소프트웨어 업계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게 될 것이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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