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모의 승리와 서태지의 선전

침체된 음반시장에 일대 회오리를 일으키고 있는 서태지·조성모·HOT 등 빅3의 대격돌은 일단 음반 판매량에 있어서 조성모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미디어신나라 등 대형 음반 유통·도매상들이 최근 잠정 집계한 9월 한달간 음반 판매량에 따르면 조성모가 175만여장, 서태지 100만여장, HOT 70만여장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수치가 실수요가 아닌 유통사들의 추정치인데다 지난 29일에서야 음반을 낸 HOT는 방송활동의 강도에 따라 판매량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최종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선주문량과 발매이후 재주문 추이를 2, 3일만 지켜봐도 전체 판매량을 추정할 수 있다』며 『추세를 봐서는 다른 가수들이 조성모를 역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조성모가 경쟁 가수들을 확실히 따돌리고 1위로 우뚝 올라선 데에는 △10대뿐만 아니라 20∼30대에 걸쳐있는 폭넓은 구매층 △가을 분위기에 맞는 대중적인 발라드 음악 △올림픽 비수요기를 피해 9월초 발매를 시작하는 등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백마부대와의 소송사건이나 방송사와의 갈등 등도 오히려 조성모 음반의 판매량 확대에 도움을 준 결과가 됐다고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결과론적 분석이 실질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음악평론가는 『사실 조성모의 음악은 극히 대중적이기 때문에 기본 판매량이 되는 장르』라며 『오히려 하드코어나 핌프록 같은 새로운 시장에서 선전한 서태지가 진정한 승리자』라고 평가했다.

여하튼 향후 음반시장은 조성모가 과연 자신의 2집 「슬픈 영혼식」의 기록(185만여장)을 깨고 200만장, 300만장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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