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14) 벤처기업

코스닥 등록<24>

직원이 방을 나가고 나서 나는 넥타이를 풀고 운동복으로 갈아 입었다. 코스닥에 등록된 이후 직원들은 하나 같이 풀어져 있었다. 그들에게 모두 스톡옵션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마치 떼돈을 번 것 같이 헤프게 행동을 하였다. 어떻게 기강을 잡아야 할지 연구중에 있다.

다섯 명의 임직원이 나의 방으로 왔다. 그들은 하얼빈에 있는 합작회사에서 근무하는 부장급 이상의 간부들이었다. 그 중에 대표격인 총경리 노지우는 한국으로 말하면 현지법인 사장이었다.

『유 회장님과 자리를 같이 하신다고 해서 우리도 쉬고 있었습니다.』

노 사장이 말하면서 계면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조금 전에 내가 화를 내더라는 직원의 말을 들은 듯했다. 나는 본론에 들어갔다.

『그동안에 일어난 일은 서울에서 보고받아서 알겠고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있소. 조금 전에 유 회장의 말에 의하면 송화강 댐이 건설된다고 했는데 사실이오?』

『그 말은 오래 전부터 나온 말입니다. 그것이 올해 안에 착공된다고 합니다. 그 일은 류 총재의 건설회사에서 맡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전자부문은 우리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있겠군요?』

『어디까지나 가능성이지요. 국제 공개입찰을 시킨다고 합니다.』

공개입찰을 하는 것은 형식적인 일이었다. 실제 주고 싶은 자에게 수의 계약을 하는 것에 능숙해 있었다.

『목단강의 상하수도 사업도 진행된다고 하는데 알고 있어요?』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달리 할 말 없으면 가라오케로 가서 놀아요. 내가 방해한 것 같군.』

『아닙니다. 충분히 놀았습니다.』

노 사장은 계면쩍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내일 아침에 류 총재와 조찬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요? 차질없이 준비해주시오. 피곤해서 쉬고 싶으니까, 돌아들 가시오.』

그래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머뭇거렸다. 내가 다시 말했다.

『내가 서울에서 보고받은 이외에 다른 일은 없지요?』

『없습니다.』

『그럼 돌아들 가세요.』

『편히 쉬십시오.』

그들은 나에게 인사하고 방을 나갔다. 혼자 있자 나는 샤워를 하고 일찌감치 자리에 누웠다. 아직 밤 10시에 불과했지만 피로가 몰려와 누웠던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