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장비업계에 인수·합병(M &A) 바람이 불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세계적인 반도체 웨이퍼 일관가공(FAB)용 장비업체들 사이에 일어난 굵직굵직한 인수합병건만해도 4건이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장비부문의 국내외 시장판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2억77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 세계 4위를 차지한 네덜란드의 반도체 리소그래피 공정장비업체 ASML은 지난 4일 동종 장비업체인 미국의 실리콘밸리그룹(SVG)을 합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ASML은 이번 합병으로 마이크로 리소그래피 장비분야에서 일본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여 ASML과 일본의 니콘·캐논간의 경쟁이 이전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제조 전공정 장비업체인 미국의 맷슨테크놀로지도 올해 말까지 독일 슈테아그(STEAG)의 반도체 장비사업부문과 반도체 제조용 클리닝장비 생산업체인 미국의 CFM테크놀로지를 합병하기로 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맷슨은 지난해(1억300만달러)보다 3배 이상 크게 늘어난 4억9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여 RTP(Rapid Thermal Process)장비 분야에서 세계 2위의 업체로 뛰어오르게 되는 것은 물론 웨트 공정장비기술 시장점유율에서도 수위를 넘보게 됐다.
이에 앞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마스크 패턴 전문업체인 이텍(Etec)을 인수해 이 분야 기술·인력 확보에 나섰으며, 식각장치(에처)업체인 미국의 램리서치는 화학기계적연마(CMP) 세정기술을 주도해온 온트랙시스템을 인수하고 CMP장비 시장에 새로 뛰어들었다.
국내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외국의 대형업체들은 합병을 통해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중소규모의 한국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동종업체 또는 선후발업체들간 기술제휴나 합병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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