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논의할 때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분야는 쇼핑몰이다. 일본은 예로부터 상업주의 나라여서 그런지 인터넷에서 쇼핑몰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높다. 쇼핑몰의 형태는 하나의 상품만을 다루는 전문쇼핑몰과 여러가지 상품을 취급하는 종합쇼핑몰의 형태로 나뉘어볼 수 있는데 전문쇼핑몰의 경우 전통적으로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오프라인의 작은 가게들이 인터넷에 진출한 경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종합쇼핑몰 분야에서는 현재 신구세력의 영토확장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 종합쇼핑몰의 대표적인 사이트는 단연 라쿠텐시장(http://www.rakuten.co.jp)을 들 수 있다. 일본에서 인터넷 비즈니스가 초창기였던 96년에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월 30만∼100만엔(한화 약300만∼1000만원)정도였다. 라쿠텐시장의 성공전략은 월 5만엔(한화 약 50만원)이면 누구나 상점을 오픈할 수 있는 RMS(Rakuten Marchant System)라는 독자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2000년 8월 현재, 라쿠텐시장에 입점해 있는 점포가 4000여개, 상품 종류만해도 45만종에 이른다.
이런 일본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시장이 현재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온라인상으로만 점포 모집을 하던 라쿠텐시장과는 다른 전략으로 라쿠텐시장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후발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택배 운송 업체로 유명한 야마토운수가 전국에 골고루 퍼져있는 택배 네트워크 망을 이용한 쇼핑몰(http://tanken.kuronekoyamato.co.jp)을 구축했다. 또한 라쿠텐시장이 도쿄 및 오사카 같은 대도시를 거점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과는 반대로, 대도시 외의 지방도시를 거점으로 집중적인 마케팅으로 점포를 늘려나가는 캔바이(http://www.canbuy.ne.jp), 일본 전역에 골고루 퍼져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넷프라이스(http://www.netprice.co.jp)와 같은 업체들이 오프라인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여 인터넷에서 점포를 모집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넷프라이스는 전국 367개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4000여명의 영업 사원들이 직접 업체를 방문하면서 점포모집을 하고 있다. 2000년 7월 1일 설립됐으며 설립된 지 두달도 안 돼 점포수가 4236개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 라쿠텐시장에 입점해 있는 점포수를 추월하는 이변을 만들었다.
또한 라쿠텐보다 먼저 공동구입 서비스(gathering)를 시작했고 옥션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인 DeNA와 제휴를 통해 인터넷 프라이스 옥션 서비스를 오픈했다. 주주인 일본 오라클이나 미츠이물산, 인터넷 프로모션사인 사이버 에이젠시와의 업무 제휴는 넷프라이스의 성공적인 시장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재 넷프라이스가 하루 105만 페이지뷰로 330만 페이지뷰인 라쿠텐시장의 3분의 1 수준이고 메일 회원수 또한 7월말 현재 8만명 정도로 라쿠텐의 100만명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서비스를 개시한지 얼마되지 않은 신생 기업임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타도 라쿠텐」. 지금 일본의 쇼핑몰 업계에서 부르짖는 구호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수많은 신생 기업에 맞서 앞으로 라쿠텐이 어떠한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지 주목된다.
<장진영 young@icgist.com 인터넷컨설팅그룹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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