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IDC>인터넷 경쟁 최고의 "노른자위"

인터넷 비즈니스를 설명할 때 너무도 자주 인용되는 미국의 「골드 러시」가 역사 속에 남긴 유산은 단 두가지다. 일확천금의 노다지 꿈을 안고 49년 캘리포니아로 달려갔던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풋볼팀 샌프란시스코 49(포티나이너스)의 이름이 유래됐고 정작 골드 러시로 돈을 번 사람은 금을 캐는 광부가 아니라 이들의 작업복인 청바지를 공급했던 청바지 제조업자들이라는 사실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던가. 골드 러시 이후 실로 50년만에 미국은 물론 한국에도 「인터넷 러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저마다 벤처 신화를 꿈꾸면서 젊은이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인터넷은 신경제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 러시」 역시 「골드 러시」와 마찬가지로 정작 돈버는 사람은 따로 있을까 하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그렇다」는 대답이 정답일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뜨고 있다. 인터넷·디지털로 대표되는 신경제의 성장엔진으로 각광받고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 러시의 「청바지업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요즘 벤처기업가들이 가장 곤혹스럽지만 귀가 따갑게 듣게 되는 질문은 「귀사의 수익모델은 무엇입니까」다. 언제부터인가 개념도 뚜렷하지 않은 이 「수익모델」이라는 말이 벤처의 목을 죄고 있다.

「묻지마 투자」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단지 벤처에 투자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당당해 하던 일반투자자들이 이제는 돌변해 수익모델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꼬치꼬치 따져 묻고 있고 최근에는 아예 닷컴기업 자체를 외면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미래의 성장성과 잠재성을 기반으로 이제 막 힘찬 출발을 시작한 닷컴기업에 당장의 수익을 요구한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인터넷기업의 가치는 눈앞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데이터베이스가 자산인 셈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설립 1∼2년만에 돈을 만들어 내라니 경영자들은 기가 찰 뿐이다. 이 모두가 「골드 러시」를 방불케 하는 「인터넷 러시」의 전형적 모습이다.

최근의 인터넷 기업은 분명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노다지를 향해 달려들었으나 금맥을 발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던 골드 러시때의 광부들을 연상케 한다.

그럼 도대체 폭발하는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에서 「돈」이라는 「과실」을 소리소문없이 챙기는 것은 누구일까. IDC를 들여다 보면 그것이 왜 인터넷 시대의 「청바지업자」인지 그 해답이 보인다.

인터넷데이터센터는 관여하는 업체의 성격별로 설명의 뉘앙스가 조금씩 다르다. 마치 거대한 산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표현하는 것과 같다.

컴퓨터업계에서는 IDC를 일종의 「서버 호텔」이라고 간단히 부른다. 각 기업이 운용하고 있는 서버를 한 곳에 모아두고 필요한 사람에게 임대할 뿐 아니라 원한다면 운용 및 유지관리까지 대행해 준다는 의미에서 비롯됐다.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은 종합 ASP센터로 인식하는 편이다. 인터넷 서비스에 요구되는 각종 하드웨어는 물론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한 곳에서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인터넷 종합 관제센터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정부의 시각은 아날로그 그 자체다. IDC의 산업 성격을 「부동산 임대업」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 보완이 미흡해 과거 산업사회의 법제도를 적용하다보니 그렇다고 이해해달라고도 한다. 서버를 들여 놓고 전산실 자체를 임대해 주는 것은 현행법상 부동산 임대업에 해당한다는 설명은 일종의 코미디 수준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유무선 종합 솔루션 센터로 개념을 정리한다. IDC의 핵심은 결국 네트워크라는 점에서 자신들이 가장 유리하고 또 적합한 사업환경을 갖고 있다는 논리다.

이같은 해석을 종합하면 인터넷이 탄생시킨 IDC는 인터넷과 관련된 모든 네트워크 인프라, 하드웨어 플랫폼,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한꺼번에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서비스하는 종합상가라고 할 수 있다.

그곳에 가면 자체적으로 전산실을 운용할 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서버를 비롯한 각종 컴퓨터 하드웨어와 솔루션을 빌릴 수 있고 필요하다면 전산 운용인력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 차원에서는 엄두도 못낼 통신 품질, 최신 기술 도입, 심지어 완벽한 온라인 보안까지 해결해 준다. 전산과 관련한 아웃소싱으로서는 현존하는 최상의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히 기업들이 모여들 수밖에 없다. 사내 전산업무에서부터 경영 전반의 온라인, 디지털화를 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겐 낮은 비용에 높은 생산성을 가져다주는 IDC를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닷컴기업은 또 어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입자와 이에 따른 데이터 처리용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억, 수천만원을 투자해 하드웨어를 늘려야 하고 통신망을 확대해야 한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비용을 감당하기 벅차다.

게다가 소규모 인력이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전산실로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스템 다운 등에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더구나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서는 통신망 품질의 신뢰성 및 안정성이 선결조건이지만 이는 자신들의 의지가 미치지 못하는 통신사업자의 영역이어서 안타깝기만 하다.

이를 원샷으로 해소하기 위해 IDC를 찾는다. 인터넷은 물론 기업 전산환경과 관련된 A∼Z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대기업 역시 마찬가지. 국내에서 벗어나 전세계 규모의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지구촌 차원의 전산 네트워크 확보와 가동이 필수지만 이를 자체 해결하려면 돈과 사람, 시간이 만만치 않게 소요된다. 거대기업이라도 IDC의 문을 두드리는 요인이 된다.

결국 IDC는 필요에 의해 태어났고 그에 따라 수익성이 가장 높은 비즈니스로 꼽힌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활성화할수록, 기업의 전산환경과 경영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더구나 IDC는 꼬박꼬박 현찰을 챙길 수 있다.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입주사(기업)는 「방을 빼버리면」 그만이다.

돈을 벌어들이지 못한 채 거품만 가득하다고 비판받는 닷컴기업과는 달리 IDC는 수익모델이 확실하다. 인터넷서비스 기업이야 흥하건 말건 IDC는 수익을 올린다. 새로 생겨나는 인터넷 기업들이라면 IDC를 이용하려 할 것이다. 아마존·e베이 등 기라성같은 인터넷기업이 수익을 못올려 쩔쩔매고 있지만 이들에게 장비를 공급하는 시스코는 수익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을 연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IDC는 아무나 뛰어들지 못한다. 전국 곳곳의 거미줄같은 네트워크는 기본이고 전세계 규모로 망을 확보해야 한다. 초고속 데이터통신을 보장해야 하니 망 품질도 최상이어야 하고 수십 수백개의 서버를 한곳에서 운용하려면 이에 걸맞은 사용환경, 예컨대 온도·습도·설비공간·보안시스템·주위환경

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IDC는 종합통신사업자들이 선두에 서 있다. 한국통신·데이콤·하나로통신·드림라인 등이 앞장서 이끌고 있다. 물론 IBR 등 전문기업들도 두각을 나타내지만 절대적으로 숫자가 부족한 형편이다. 디지털 시대의 「종합상가」 IDC를 구축하고 운용할 노하우와 인력은 종합통신사업자들의 전유물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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