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전자상거래(B2B EC)의 주요한 결제수단으로 부각된 「구매카드」의 발급조건이 까다로워 e마켓플레이스 사업자들이 결제수단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매카드는 은행이나 카드사에서 지급보증을 한 후 발급한다는 점에서 어음과 같은 기능을 하되, 연쇄부도 위험이 없는 확실한 결제수단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급보증을 하는 만큼 해당 금융기관에서는 카드 발급조건을 까다롭게 따질 수밖에 없다. 이 얘기는 e마켓플레이스 사업자가 회원사를 확보한 후 제휴은행에 구매카드 발급을 요청해도 은행에서는 그 회원사 모두에 구매카드를 발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B2B서비스를 개시한 데이콤 「비즈클릭」의 경우, 사업 초기 하나은행·신한은행·비자카드사가 구매카드 발급을 원칙으로 전략제휴를 체결했지만 부도 등의 위험부담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질 것인지를 두고 지금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규 회원들에 대한 구매카드 발급은 물 건너 갔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구매카드 관계자는 『부도라는 최악의 위험부담을 은행이 무턱대고 질 수는 없지 않냐』며 『다른 e마켓플레이스 사업자와 제휴를 논의하고 있지만 위험부담에 대한 책임소지 문제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e마켓플레이스에서의 결제방식은 어음이나 현금결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어음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현금거래에 대한 부담이, 공급자에게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e마켓플레이스 사업자는 현금보유에 대한 부담이 커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올 한해 거래규모가 2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LG마트(http://www.lgmart.co.kr) ORM 테마몰의 경우 70여개 회원사의 결제방식은 90% 정도 어음결제로 이뤄진다. LG유통은 그나마 대기업인데다 거래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업이 LG관계사이기 때문에 어음의 부도위험이 낮아 버틸 수 있다.
컴퓨터부품 관련 전문마켓플레이스인 딜피아닷컴(대표 류호중 http://www.dealpia.com)은 회원사 대부분이 용산의 영세업체이기 때문에 무조건 현금거래다. 회원사는 거래가 체결되면 10%의 계약금을 내고 공급사에서 물건 납품준비가 완료되면 나머지 금액을 선불로 낸다.
오는 10월 사이트가 정식으로 가동될 예정인 MRO코리아(대표 문태성)는 회원사의 결제방식으로 어음·현금결제·구매카드·신용카드 등 4가지 방식을 모두 허용할 계획이지만 대부분 어음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RO코리아 역시 제품 공급사에 대한 결제는 현금으로 처리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어 현금보유에 대한 부담이 크다.
e마켓플레이스 한 관계자는 『지금대로라면 결국 e마켓플레이스는 오프라인 대그룹 중심의 「관계사」 위주로 형성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e마켓플레이스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결제수단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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