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감촉 마우스시대 열린다

【본사 특약=iBiztoday.com】 손맛을 느끼면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감촉 마우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마우스 생산업체 로지테크(logitech.com)는 올 가을부터 신제품 「아이필 마우스맨(iFeel MouseMan)」을 본격 판매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 마우스는 포인터를 컴퓨터 화면의 테니스 라켓 이미지에 갖다 놓으면 마치 라켓의 팽팽한 플라스틱 줄을 치는 것처럼 몇 번의 작은 반동이 일어난다. 얼음 조각이 있는 그림에 마우스를 옮겨 놓으면 그림 중간으로 부드럽게 미끄러지면서 마치 빙판에 손을 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로지테크의 구에리노 드 루카 대표는 자사의 마우스가 『컴퓨터 사용자 환경의 혁명을 이끌 도구』라고 강조하고 『촉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데이터가 포함된 웹사이트가 늘어나면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손맛을 느낄 수 있게 돼 온라인 상거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감촉 마우스는 군대의 시뮬레이션 기기나 의학훈련 기기에서 사용되는 「압력반응(force-feedback)」 기술을 이용한 신제품이다. 비디오 게임기기에서는 이미 이 기술을 응용해 레이싱 게임에서 운전자가 충돌했을 때 핸들이 흔들리게 하거나 총을 쏠 때 조이스틱을 떨게 해 현실감을 배가시키고 있다.

감촉 마우스 구현기술은 로지테크가 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새너제이 소재의 이머션(immersion.com)이 보유하고 있다. 이머션은 마우스의 플라스틱 외관에 빠르게 반응해 진동하는 내부 모터를 통해 손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울러 마우스 사용자들이 감촉을 조절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예를 들어 금속성의 느낌이나 고무의 느낌을 전달하는 아이콘을 컴퓨터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 수 있게 했다. 따라서 웹디자이너들은 손쉽게 다양한 감촉을 웹사이트에 첨가시킬 수 있게 된다.

특히 「아이필 마우스맨」은 특수판 위에서만 작동하는 한계를 지녔던 로지테크의 지난해 제품에서 더 나아가 광학센서를 이용, 모든 환경에서 감촉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머션의 루이스 로젠버그 대표는 『인간이 어떤 일을 경험하는 데 촉감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한번 감촉을 느끼게 되면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직관적인 경험을 원하게 돼 촉감이 없는 무미건조한 사이트로 돌아갈 수는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제품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는 아직 미지수다. 로지테크의 경쟁사로 압력반응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비디오게임 기기를 생산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com)는 이 제품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 회사의 하드웨어사업부 대변인 메리 스타맨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압력반응 기술을 이용한 마우스를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유는 사람들이 이에 대해 별 관심이 없고 기술이 웹사이트에서 응용될 만큼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로지테크의 신제품이 컴퓨터 사용환경의 혁명을 가져올지 아니면 그저 기술광을 위한 신기한 물건이 될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아이필 마우스맨의 예상 가격은 35달러 정도다.

<스티브전기자 steveju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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