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주)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이 최근 시스템 용량 기준의 새로운 가격산정 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이에 따른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새로운 가격모델의 내용=동시 사용자 개념을 완전히 없애고 SW가 운영되는 해당 시스템이 제공하는 용량을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한다는 것이다. 오라클의 경우 이전까지는 어떤 시스템이냐에 상관없이 「8동시 사용자」 「24동시 사용자」 등을 기준으로 책정했지만 앞으로는 동시 사용자수와 무관하게 DB가 돌아가는 시스템의 크기를 가격 기준으로 삼게 된다.
따라서 인텔칩이냐, RISC 칩이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CPU의 클록 스피드에 따라 또 가격이 달라지게 된다. 그러나 CPU 용량을 늘리지 않는다면 사용자가 아무리 늘어나도 추가 비용은 낼 필요가 없다.
◇가격모델 왜 바꾸나=이들 업체는 동시 사용자 개념이 클라이언트 서버 컴퓨팅 시대에 나온 것으로 기준 자체가 애매모호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용자가 접근하는 인터넷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SW 구매추세가 기업별 개별 구입에서 ASP 등 전문업체로부터 서비스받는 모델로 나아가면서 사용자 산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이에 반해 시스템 용량 방식은 해당 시스템이 지원하는 CPU 용량을 기준으로 삼게 되면 산정 과정이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산정 방식도 투명해져 그 동안 동시 사용자 개념으로 인한 혼선이 없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사용자가 급증하는 인터넷 컴퓨팅 모델에서 기존 동시 사용자 방식은 공급업체에 별다른 이점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ASP, ISP 등 서비스 업체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동시 사용자 방식은 가격책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늘어나는 SW사용자(가입자)를 일일이 체크하기 어렵다는 것. 이에 반해 시스템 용량 방식으로 바꾸게 되면 초기 수익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고객사의 SW 사용자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신경을 안써도 되는 등 관리문제도 해결된다는 것이다.
◇초기 구매비용 부담 상승 불가피=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새로운 가격모델이 사용자에게는 SW구매에 대한 초기 비용부담을 불러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SW 대리점인 H사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 용량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할 경우 최소한 2∼3배 가량의 초기 비용상승이 불가피하다며 구매자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오라클 사용자들도 새로운 DB 가격모델을 적용했을 경우 이전의 동시 사용자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한 것보다 초기 비용이 훨씬 높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가령 300㎒ 인텔 CPU 2개가 탑재된 시스템 상에서 16명의 실제 사용자가 오라클 DB에 접속할 경우 동시 사용자 가격체계에서는 「4동시 사용자」로 계산해 1000만원이 안되는 비용으로 구입이 가능했다는 것. 그러나 시스템 용량 기준의 UPU 방식을 적용했을 때는 1억2000만원이 나와 가격차이가 현저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서비스 업체는 『서비스 업체의 경우 처음부터 시스템 용량을 크게 가져가는 것이 보통인데 가입자가 생기기도 전에 초기 투자비용이 너무 높아졌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보완책 구사=오라클, (주)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일부 인정하고 있으며 과도기적으로 기존 방식과 현재 방식을 병행하거나 할인율을 제시하는 등의 보완조치를 취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주)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모두 사용자 개념 자체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고 보고 동시 사용자는 없애는 대신 SW를 사용하는 실사용자 방식은 인정하는 형태로 보완책을 구사하고 있다. 오라클의 경우에는 네임드 유저라는 이름으로 기존 동시 사용자의 2배수선에서 가격을 비슷하게 책정하고 있으며 (주)마이크로소프트는 퍼 시트(per seat) 방식을 허용하고 있다.
오라클의 경우 통신업체 등 대형 고객사나 사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ASP 등 서비스 사업자에 대해서는 시스템 용량 기준 가격모델을, 등록된 실사용자가 100명 이하인 소규모 수요처의 경우는 사용자 기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또 오라클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이 부족한 닷컴기업 및 벤처기업에 한해서는 전체 비용의 35%만 내고 2년간 임대할 수 있는 등의 프로그램과 구매비용이 커질수록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초기 비용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주)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방식을 시행하되 일정 기간 동안은 기존 비용산정 방식을 병행해 혼선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4
5대 거래소, 코인 불장 속 상장 러시
-
5
현대차, 차세대 아이오닉5에 구글맵 첫 탑재
-
6
'주사율 한계 돌파' 삼성D, 세계 첫 500Hz 패널 개발
-
7
나무가, 비전 센싱 기반 신사업 강화…“2027년 매출 6000억 이상”
-
8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9
재생에너지 키운다더니…지자체간 태양광 점용료 4배 차이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