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정보기술(IT)업체들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지만 증시의 반응은 의외로 냉담하다.
16일 상반기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코스닥시장의 IT업체들이 거래소시장에 비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면서 코스닥시장도 전날보다 2.84포인트 상승한 118.66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실적이 증시에 반영돼 상승한 것이라기보다는 낙폭과대로 인한 제한적인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실적장세를 연출하기에는 수급개선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실적이 반영된 상태에서 코스닥시장이 정체되면 오히려 지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원증권 정동희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거래량 및 기술적 지표도 탄력성이 둔화되고 있어 지수 연중최저치인 114.45를 하향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스닥등록 IT업체들이 사상최대의 실적을 거뒀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각각 80억원과 350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만이 41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소폭의 지수상승을 이끌어낸 것이다.
코스닥시장이 고질적인 매수세력의 부재로 인한 수급불균형으로 실적장세가 연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매기의 연속성이 없는 개인투자자들만으로 코스닥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데다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들도 이탈현상을 보이고 있어 장기조정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후반부터 현대의 자구안 발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거래소시장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코스닥시장의 실적장세 연출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국내 증시 향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미국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발표 이후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흐르며 나스닥에 비해 다우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코스닥시장의 반등 가능성을 위축시키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수급불안 등 코스닥시장을 둘러싼 주변여건의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는 실적장세를 연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며 당분간 지수가 110∼13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횡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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