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최근 음성인식과 음성합성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인간의 음성으로 컴퓨터기기 및 가전제품을 동작시키고 전자상거래까지 가능하게 하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음성인식은 인간의 음성에 내재돼 있는 언어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해 원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이동전화에 탑재돼 애용되고 있는 음성다이얼링기능이 이에 속하고 최근에는 가전기기제어나 전화교환시스템 등에 적용돼 이용되고 있다.
음성합성은 문자를 음성신호로 변환해주는 것으로 흔히 TTS(Text To Speech)로 불리며 전자우편 리더기, 오디오 북, 자동통역기 등에 적용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음성인식 및 합성기술을 접목한 형태로 주식가격 안내시스템, 통합메시징시스템(UMS), 컴퓨터통신통합(CTI)시스템 등이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그 적용범위는 완구, 자동차 오디오제어, 지리정보시스템(GIS) 등 정보통신 전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의 성장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면서 음성인식 및 합성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자 외국 음성인식 솔루션 업체들은 한국을 세계 최고의 시장으로 인식, 시장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음성인식 솔루션 다국적 기업인 L&H가 지난해 입성했고 올해 들어서는 포닉스, 스피치웍스, 헤이아니타, 버발텍 등이 국내에 진출해 다각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중 지난해 범일정보통신을 5000만달러에 인수합병하면서 L&H코리아를 설립했던 L&H의 한국시장공략은 가히 공격적이라 할만하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3억4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벨기에 국적의 L&H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상반기에만 1억달러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 수준이라면 올 연말까지 국내에서 2억5000만달러의 매출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L&H의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음성인식 및 합성시장 성장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간파한 L&H는 조만간 한국지사를 본사 또는 본부로 승격하는 문제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의 스피치웍스가 우리나라 메텔과 손잡고 증권사 주식거래 시장에 진출했고 미국의 포닉스 역시 올해 국내 CTI업체인 시스윌(구 유광정보통신), 보이스웨어 등과 제휴하고 시장기반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합작형태로 한국에 들어온 미국의 헤이아니타는 지난 1·4분기 한국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한국통신을 비롯해 보이스 포털서비스 업체인 이누카, 몬덱스코리아 등과 차례로 제휴를 맺고 입지기반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버발텍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주무대로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 아래 지난 6월 우리시장에 진출했으며 오는 10월에는 이를 본격화하기 위해 한국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로는 한국통신, LG 등이 일찌감치 토종 음성인식 엔진을 개발해 시장수성에 나서고 있고 보이스웨어, 엑트밸리, 디엔엠테크놀로지, SL2, 보이스텍 등이 올해 시장에 진입해 외국업체와 대결하고 있다. 또 이달 초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음성인식 기술개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외국 음성인식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자본력과 노하우를 겸비한 외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라며 『시장수성은 물론 음성인식 및 합성산업을 세계적인 경쟁제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산학협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정부지원책이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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