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인터넷기업의 거품론과 확실한 수익모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최근 미국 및 한국의 주요 벤처기업 상반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터넷 대표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전년대비 40∼400% 정도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한국도 최근 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 상반기 정보통신분야 중소·벤처업체는 매출액·당기순이익 및 고용 등 모든 면에서 고속성장을 이뤄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벤처기업의 이같은 양호한 매출실적은 전문가들의 예상조차도 뛰어넘은 것으로 주목된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과 같이 많은 벤처, 특히 인터넷 닷컴기업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발표의 대부분은 벤처나 닷컴기업이 마치 위기에 봉착해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날 것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사실과 많은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벤처기업들의 앞길은 더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디지털 및 지식경제를 이끌 중심에 있는 벤처기업들이 꽃망울도 피우기 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상황과 대처방안에 대해 몇가지 논하고자 한다.
벤처기업은 창업에서부터 일반기업에 비해 자금·조직·마케팅 측면에서 열악하게 출발하여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핵심 우수인력의 기술력 및 노력으로 성공의 길로 들어서고자 한다. 이렇기에 자칫 경영관리 소홀이나 전략부재 등으로 성공의 길로 들어서지 못하고 실패하기가 쉽다.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벤처기업의 90%가 성공하지 못하고 망한다고 하니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위험이 따르는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선진 투자기법으로 운용된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최고 벤처캐피털사들은 매년 1000여개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하여 30여개 정도만 신중하게 투자를 하며, 이들 중 20개 정도만 성공한다고 하니, 벤처기업이 성공하기는 마치 바늘구멍으로 낙타 들어가기처럼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입증하듯이 실리콘밸리에는 지금도 창업하는 회사수와 망하는 회사수가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나스닥에서 퇴출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벤처산업이 얼마나 큰 위험성이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현재까지 우리나라 벤처산업은 망하는 기업이 거의 없고 많은 벤처기업이 코스닥에 등록되어 스타 벤처기업이 탄생되는 등 순탄하게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이것은 벤처산업 태동기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며, 벤처산업의 위험성이 제거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1∼2년간은 벤처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벤처문화 인식시기로 보아야 하며, 이것이 국민적 공감대 속에 별 무리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벤처기업·벤처캐피털·정부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함께 노력을 하여야 한다.
먼저 벤처기업은 벤처 1세대들이 IMF하의 힘든 경제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 것처럼, 수익모델 개발을 통한 사업의 전개 및 핵심사업 분야에 집중하여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여야 한다.
벤처캐피털은 단기적인 투자 및 회수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수기업 육성을 통해 투자회수를 하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현재의 상황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도 벤처기업이 자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체제를 지속적으로 갖춰가야 하겠다.
또한 언론은 「벤처기업 대란설」 등과 같은 벤처기업 위기론을 다루는 것보다는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론 등을 제시하는 것이 벤처기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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