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붐 조성으로 벤처투자가 각광을 받으면서 유행병처럼 등장한 것이 지주회사(홀딩컴퍼니)다. 홀딩컴퍼니는 벤처기업에 지분을 투자해 계열사화한 후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 고수익을 올리는 벤처지주회사를 말한다.
홀딩컴퍼니는 투자기업의 지분참여를 통해 벤처기업의 가치를 올린 다음 높은 가격에 M &A시키거나 신규상장(IPO)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는 매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벤처캐피털이나 투자기관들과 같다.
그러나 지분투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투자기업이 일종의 계열사처럼 운영된다는 점과 IPO 이후에도 계열관계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일반 벤처투자회사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투자한다는 점에서 재벌그룹들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지주회사와도 뿌리가 다르다.
홀딩컴퍼니라는 모델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정착하게 된 계기는 소프트뱅크. 미국에서 야후 등 투자기업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대성공을 거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지난 3월 나래와 전략적으로 손을 잡고 국내 인터넷기업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모 인터넷기업은 소프트뱅크에 공개적으로 투자유치를 의뢰하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손 회장은 특히 단순 지분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인터넷 네트워크를 활용, 국내 투자기업을 세계시장에 진출시킬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홀딩컴퍼니가 유행어가 되다시피했다. 이를 계기로 미래산업·메디슨 등 선발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홀딩컴퍼니가 급속도로 번졌다.
특히 메디슨 이민화 회장, 정문술 미래산업 사장, 박현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등 선발 벤처기업가들은 소프트뱅크에 대항, 코리아인터넷홀딩스(KIH)라는 홀딩컴퍼니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다. 홀딩컴퍼니가 부상하자 벤처캐피털과 벤처인큐베이팅업체 등도 홀딩컴퍼니를 목표로 설정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으며 「홀딩스」라는 용어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홀딩컴퍼니 모델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홀딩컴퍼니의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은 홀딩컴퍼니를 축으로 형성된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지분을 내놓아야 한다. 때문에 안정적인 지분과 경영권에 집착하는 한국적 기업문화에 접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코리아·KIH와 같은 회사들도 그 전략을 수정하는 과정에 있다.
KIH 김동재 사장은 『아직 국내에 미국적인 홀딩컴퍼니 모델을 정착시키는 데는 여러가지 여건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재 다양한 형태의 모델을 모색중』이라며 『현재는 과도기지만 내년 후반기께는 우리나라에도 한국적 홀딩컴퍼니 모델이 정립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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