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TFT LCD 가격전쟁 점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을 놓고 한국과 대만업체들의 가격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규 진출한 대만 TFT LCD 업체들이 주력인 노트북컴퓨터용 제품에 이어 모니터시장으로의 진입을 위해 국내업체보다 값싼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국내 TFT LCD 업체들이 모니터시장 전반에 걸쳐 잇따라 가격인하에 들어갔다.

이같은 대만업체의 진출로 노트북컴퓨터용 TFT LCD 시장에서 발생한 가격하락세는 모니터용 제품으로 확산될 전망이며 두 나라 업체들의 가격경쟁 또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율이 낮은 대만업체들은 핵심부품 조달의 어려움에 이어 국내업체의 가격공세로 사업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치메이·유니팩·CPT·에이서 등 대만업체들은 13.3인치와 14.1인치 노트북컴퓨터용 제품과 15인치 모니터 제품에 대해 한국산 제품보다 값싼 제품을 출시하면서 최근 이들 제품의 가격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실제로 15인치 모니터용 제품은 올초 550∼600달러에서 최근 500달러 안팎으로 떨어졌으며 올해 말께는 450달러 수준으로 더욱 내려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업체들은 아직 대만업체들이 양산체제를 갖추지 못한 17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용 제품쪽으로 수요의 축을 옮기기 위해 17인치 이상 모니터용 TFT LCD 패널의 가격을 20% 이상 대폭 인하했다.

삼성전자는 1000∼1100달러에 달했던 17인치 모니터용 TFT LCD의 가격을 850달러로 대폭 낮췄으며 LG필립스LCD도 1200∼1300달러였던 18인치 모니터용 제품의 가격을 1000∼1100달러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가격은 대만업체의 동급제품 공급가에 비해 50∼100달러 정도 낮은 것으로 대만업체들의 시장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과 LG필립스 관계자들은 『최근 4세대 라인의 가동으로 물량이 늘어난데다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가격을 낮춘 것』이라고 했다.

삼성과 LG필립스는 특히 올하반기에 광시야각·고속응답·고해상도를 구현한 신제품을 대거 출시해 대만업체들의 입지를 더욱 좁힌다는 전략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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