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마피아<10>
그 무슨 비겁한 생각인가. 그녀는 지금도 나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최근에 아내와 반목을 하고 있다. 물론 고부 갈등에서 빚어진 일이지만 최근에 아내가 미워서 죽을 지경이다. 홧김에 서방질한다는 말이 있지만 나도 홧김에 여자질이나 할까. 그것은 말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마다 다른 품성 때문이지 도덕관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나타샤, 대단히 미안합니다. 나는 러시아에 올 때 15년 전 당신을 생각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당신을 만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나를 초청한 보좌관 라스토푸친이 당신의 남편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나는 그 후 러시아에 두 번 다녀갔지요. 그때도 당신이 생각났지만 당신은 결혼을 하여 주부로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 마당에 내가 당신을 찾는 것은 삶에 방해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결코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당신의 존재는 나의 삶에 활력을 주고 있어요.』
그녀는 계속 나에게 부담이 가는 말을 하였다. 나는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나타샤, 나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러시아는 나에게 매력을 주는 나라입니다. 한 세기에 공산주의 나라가 되어서 자본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나에게는 금단의 고정관념을 주고 있지만, 그래도 매력을 줍니다.』
『무엇에 매력을 느끼나요?』
『글쎄요. 당신 같은 백러시아 여인처럼 아름다운 여자들이 많아서일까요?』
『하하하, 당신은 15년 전보다 말재주가 많이 늘었네요. 전에는 그런 말을 못했는데, 어쨌든 러시아에 와서 사업을 하겠다니 환영합니다. 그러나 조심하세요. 저번에 만난 알렉세이비치 같은 사람은 조심해야 될 사람입니다.』
그녀의 말은 의외였다.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아 나는 그 이유를 물었다.
『알렉세이비치는 마피아입니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잠깐 침묵하다가 다시 물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왜 당신 남편 같은 관료가 가까이 지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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