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열 저 「내가 간 길은 내가 처음 간 길이었다」중
『제 인생의 목표는 돈이 아닙니다. 저는 중요한 일을 판단할 때 돈이나 명예는 빼놓고 생각합니다. 돈이나 명예가 개입되면 사리를 판단하는 데 갈등 요소가 많습니다. 돈과 명예를 빼놓고 사실만을 판단해 옳은 쪽으로 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이나 사업은 긴 승부 아닙니까.
일 자체가 좋아 일 자체를 성공시켜 보겠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돈 자체가 목적인 창업은 제대로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돈이란 단기적인 성과인데, 단기적인 성과에 치우치다 보면 장기적인 방향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일 자체를 목적으로 삼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옳은 길로 나가면 돈이나 명예는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될 겁니다.』
메모 :CEO브랜드라는 말이 있다. 최고경영자의 능력, 경영철학, 사람됨됨이 등이 그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임을 역설하는 말이다. 특히 정확하고 빠른 판단을 요하는 벤처에서 CEO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 백신프로그램의 대명사인 안철수라는 브랜드는 모두가 인정하는 명품이다. 의대생이었던 그가 국내 백신프로그램의 대부로 인정받고 설립 2년 만에 세계제일의 백신회사인 맥아피(현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의 라스 회장으로부터 받은 1000만 달러의 매각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우리 연구소는 판매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그가 평소 가지고 있는 경영철학이 돈과 명예가 아닌, 일 자체가 좋아서라는 것이다. 벤처 위기론이 대두되는 요즘 가장 기본적이고 평범한 철학을 가지고 그것을 실천하는 CEO가 귀하게 느껴진다.
<고은미기획조사부장 emk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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