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중동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연초부터 국제 원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해 배럴당 30달러선을 오르내리는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데 힘입어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3사의 대 중동 가전제품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30∼40%에 이르는 높은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우전자의 경우는 상반기 동안 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정도 줄어들었음에도 유독 중동지역으로의 수출은 32%나 늘어났으며 LG전자와 삼성전자도 중동지역에서는 전체 수출실적에 비해 최소한 10% 이상 높은 판매 신장세를 보였다.
◇중동 가전시장 현황=중동지역으로의 가전제품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원유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원유가격이 오르면 대다수의 산유국이 집중돼 있는 중동지역 경기는 활성화될 수밖에 없고 소비수준과 소비량 또한 이에 비례해 높아진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중동지역의 경우 유가가 내리면 가전제품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는 반면 유가가 오를 경우에는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가전업체들이 대 중동 가전제품 수출이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이같은 중동지역의 소비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가전업체들은 유가가 급등하면 원유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국내 경기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전체적인 환경을 고려해 고유가 시대를 걱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내심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이란에서 국제축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대규모 마케팅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우전자 중동사업단의 백종구 차장은 『고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중동지역 경기가 전반적으로 활황세를 보이고 대형 냉장고 및 컬러TV 등 고부가제품 소비가 뚜렷한 증가추세에 있다』며 『하반기에는 이같은 중동특수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의 이충로 부장은 『상반기 동안 중동지역에 대한 전체 수출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50% 정도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16%가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비산유국인 터키의 경우 170%나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유가상승에 따른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오일달러가 넘치면서 중동지역의 경제상황이 크게 호전돼 하반기 이후에 가전제품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가전3사 상반기 수출실적=LG전자는 지난 상반기 동안 전년동기 대비 약 30%의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중동지역에서는 완전평면TV·완전평면 모니터·에어컨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난 4억5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특히 TV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70%가 증가한 1억4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으며 에어컨는 35% 증가한 1억20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또 모니터 수출실적은 무려 140%나 증가한 4000만달러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동안 전체적으로는 총 98억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 전년동기 대비 40%의 수출신장세를 보인 가운데 중동지역에는 가전제품의 경우 지난해보다 1억달러가 늘어난 3억달러 어치를 수출, 50%에 달하는 수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올해는 매출확대보다는 안정을 되찾는 데 주력, 지난 상반기 전체 수출규모는 전년동기에 비해 10% 정도가 줄어든 1조7000억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으나 중동지역에서는 무려 32%가 늘어난 1억2900만달러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품목별로는 냉장고가 전년동기 대비 약 31%가 늘어난 4700만달러에 달했으며 컬러TV도 3250만달러 어치를 수출, 25%의 증가세를 보였다. 또 세탁기와 모니터 수출도 각각 전년동기 대비 38%와 129%가 늘어난 2200만달러와 8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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