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의료용 로봇<하>-수술 로봇 「이솝」이어 「다빈치」 「제우스」 ?

<본사 특약=iBiztoday.com>이솝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2종류의 수술로봇이 최근 잇따라 등장했다. 바로 다 빈치(da Vinci)와 제우스(Zeus)라 불리는 로봇들이다. 이들 로봇은 아직 미 연방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지 못했으나 나팔관 재연결이나 심장판막 치료와 교체 등 일부 심장수술에 이용될 로봇들이다.

이 로봇들은 실리콘밸리의 마운틴뷰에 있는 인튜이티브 서지컬과 골레타의 컴퓨터모션(http://www.computermotion.com) 등 캘리포니아의 두 기업이 제조업체다. 두 가지 모델이 담당하는 역할은 거의 같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의사의 눈과 팔 역할을 하며 실제 수술을 맡기도 한다.

의사는 환자 옆의 컴퓨터 앞에 앉아 수술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을 보며 지시를 내린다. 재래식 수술도구를 닮은 손잡이가 컴퓨터에 부착되어 있어 의사가 이를 조작하며 환자 몸 속에 직접 집어넣은 로봇에 달린 3개의 팔을 조작한다. 이 로봇은 실시간으로 수술실의 의사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 한다.

컴퓨터모션사의 기업관계 책임자인 홀리 마리아씨는 『의사가 조이스틱을 가지고 마치 게임통 바닥의 장난감을 집어드는 「갈고리(The Claw)」라는 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수술의는 로봇이 느끼는 촉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로봇 장치가 조직이나 기관에 닿으면 의사가 조작하는 컴퓨터 작동장치에 그 느낌이 그대로 전달된다. 변형된 가상현실 기법이다.

뉴욕대 유진 그로시 교수는 『그게 바로 원격조종 기법』이라면서 『당신을 인체 내부로 집어넣는 영화 「환상여행(Fantastic Voyage)」이 실현된 것 같다』고 빗댔다. 의사들은 한단계 더 발전된 이 로봇의 미국 내 사용허가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 로봇들은 이미 유럽과 중남미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이제 실험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단계다.

이 로봇들의 전망은 초기 조사결과를 보면 매우 밝다. 의사를 완전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사의 컨설턴트로 최근 다빈치 로봇을 멕시코에서 시험 운용한 배리 니컬러스 가디너 박사는 『수술 기술이 더 좋아지고 정확·정교해졌을 뿐만 아니라 인체 내부를 더 잘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고 그 성능에 만족했다.

이들 신형 수술로봇들의 단점은 1대 당 가격이 100만달러에 육박해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그리고 의사가 실제 사용전에 많은 훈련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그로시 박사는 『로봇 이용에는 사전 기술적 지식이 필요해 많은 의사들이 사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래서 일부 병원에서는 시도했다가 포기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수술로봇 사용에 관심이 없는 의사들도 있다. 새 기술을 이용하기가 두렵기도 하고 의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마리아씨는 『어떤 의사들은 자신이 직접 손으로 수술하는 게 더 낫다고 여긴다』면서 『그게 사실인 경우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제 변혁의 시작단계에 접어들고 있고 앞으로 이 로봇 수술이 치료의 표준 기법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예측했다.

환자들의 입장에서도 수술로봇 사용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퍼듀대 교수이자 「산업용 로봇 핸드북(The Handbook of Industrial Robotics)」 저자인 사이먼 노프 박사는 『기계가 우리 심장을 수술하게 만들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노프 박사는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수십년에 걸쳐 변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노프 교수는 『사람들은 영화 스타워즈의 R2-D2, C-3PO 같이 더 친절하고 부드러운 로봇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기도 하지만 사람 같은 로봇이 세계를 정복하는 영화도 많이 본다』고 빗댔다. 그래서 환자들은 기계에 대한 공포감으로 로봇을 옆에 두고 수술 받기를 꺼릴지 모른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메이슨 할머니는 로봇이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믿지 않았으면 심장수술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딸 쿤씨는 『엄마는 심장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돌아가셨을 것』이라며 『엄마는 험악한 재래식 심장수술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밝혔다. 메이슨 할머니는 며칠간 이솝과 친해지면서 이 로봇이 수술시 그녀의 몸에 최소한의 손상을 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산라몬 병원에 입원수속을 하고 수술받았다.<케이박기자 ka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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