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24>
만토집단의 류 총재 일행을 태운 차량이 경춘가도를 달렸다. 우리는 가평을 지나서 삼악산이 보이는 길을 지나갔다. 류 총재는 북한강을 내다보면서 말했다.
『물이 참으로 맑군요. 송화강이나 양자강은 항상 흙탕물이지요.』
『물이 맑은 것은 산악 지역이 많아서 그럴 것입니다. 나는 중국의 끝 없는 평야가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 광활한 벌판은 무한한 꿈을 가져다주는 느낌을 줍니다.』
『아름답기로 말하면 산이 있는 곳이 훨씬 아름답지요. 그리고 험준한 산악보다 이렇게 작은 산의 풍광이 좋습니다. 중국에도 북만주 일대는 산악이 많습니다만 모두 험준하지요.』
우리는 춘천 시가지를 가로질러 소양호 댐으로 갔다. 연락을 받은 댐 사업소 소장이 우리를 맞이했다. 소양호를 보고 류 총재가 말했다.
『큰 댐이군요. 용수량도 많을 듯합니다.』
『한국에서는 가장 큰 댐입니다.』
규모가 작은 것에 대해 깔보는 것을 즐기던 류 총재도 소양호에 대해서는 크다는 말을 했다.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떠들면서 옆을 지나갔다. 결혼식을 올린 신부인 듯 아직도 웨딩 드레스를 입은 채 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따뜻한 봄의 햇살이 짙은 화장을 한 그 여자의 얼굴에서 부서졌다. 여자는 커다란 덧니를 드러내면서 웃었다. 덧니 옆의 금니가 햇볕을 받아 번쩍거렸다. 류 총재의 제의로 우리도 댐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류 총재를 중심으로 나와 댐 소장이 서고 양 옆에 만토집단 간부들이 섰다.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군요. 댐이 있는 곳이 관광지가 된다는 점도 알았습니다. 다목적 댐은 용수나 홍수 예방뿐만 아니라 관광지로서도 활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류 총재는 관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는 무엇인가 골똘하게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탄식하면서 말했다.
『중국의 하천에서 평야를 끼고 지나가는 곳은 댐을 건설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산악지역에 국한될 것입니다. 양자강의 경우 무한 쪽으로 내려오면 산악이 없어 거의 평야입니다. 때문에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불면 계속 둑을 높이는 일밖에 달리 할 것이 없지요. 중국의 강은 한번 장마가 지면 엄청난 황토가 유입이 됩니다. 강의 수심이 높아지고 홍수를 막기 위해 둑을 높이다 보니 도시가 수면 아래에 놓이게 됩니다. 그래서 홍수가 지면 도시 전체가 함몰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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