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창업자와 연구원은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줄 뿐입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재직하던 지난 95년 연구원 창업지원제도를 통해 남보다 한발 앞서 창업에 나선 뉴그리드테크놀로지(구 운상정보통신 http://www.newgrid.co.kr) 이형모 사장의 지론이다.
뉴그리드테크놀로지는 정보통신 관련 기업체 연구원 8명이 의기투합해 IMF가 터지기 2년 전 창업한 전자통신분야의 기술집약형 벤처 1세대다.
창업 직전 공동연구를 위해 2년간 이탈리아에 나갔던 이 사장은 현지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을 보고는 「바로 이것」이라고 무릎을 쳤다. 이탈리아는 대기업이 대형 시스템을 제품화해 판매하고 중소업체들은 각 분야 최고의 부품 요소기술을 가지고 납품을 대행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귀국한 이 사장은 국내 시장도 조만간 벤처형 기업들이 기술을 주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아래 잘 나가던 ETRI 연구실장 자리를 과감하게 박차고 나와 「운상정보통신」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사장의 추진력은 앞뒤 안가리고 업체명을 과감히 바꾼 데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저돌적이다. 물론 그 추진력은 앞을 정확히 예측하는 독특한 식견에서 나온다.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선 운상정보통신이라는 이름보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이미지의 뉴그리드테크놀로지라는 회사명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
지난해에는 대덕연구단지내 연건평 400평 규모의 번듯한 단독사옥에 입주했다. 연매출 100억원을 바라보는 업체로서의 면모를 비로소 갖추게 된 것이다.
창업한 지 3년만에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협동화사업의 주체 회사인 대덕벤처를 연구단지 출신의 벤처업체 대표 5명과 설립해 공장 부지를 함께 물색하고 시설계획, 건립까지 서로간의 이견 하나 없이 매끄럽게 이뤄내는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사장이 처음 사업을 시작하며 주목한 것은 이동통신에서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무선데이터서비스 연동장치다. ETRI 연구실장 시절 습득한 전자교환기 개발기술과 공중통신망에 급속히 확산되는 NO.7 신호처리장치 기술, 음성압축 복원기술을 응용하면 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통신사업자가 사용하는 공중망용 전자통신장비를 납품해왔는데 올해 들어 시장규모의 한계에 부딪히자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나서 ISDN을 많이 쓰는 기업을 위한 음성압축통신장비 세이브라인(SaveLine)을 출시하고 회선 1개당 최대 20통화의 꿈을 실현했다.
현재는 차세대 무선통신인 IMT2000시스템의 기지국과 제어국간의 ATM 연동장치 및 AAL2 스위칭 장치를 SK와 개발중에 있다.
이 사장은 『애로사항인 인력수급을 위해 정부가 연구특례자나 산업체 병역특례요원을 벤처기업 위주로 배분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첨단장비를 개발하기 위한 첨단 실험장비를 저렴한 가격으로 벤처업체에 빌려주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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