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가 유통산업구조를 급속히 전환시키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유통산업이 단순히 상품공급 채널에서 공급·제조·물류·소비자를 포괄하는 핵심 고리로서 위상이 달라지면서 전체 가치를 바꾸는 역할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를 도입한 미국 식품업체들은 지난해 재고를 41% 이상 줄이면서 연간 30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했으며, 유통업체간 통합 처리를 통해 물류처리도 효율화하면서 전자상거래를 수용하는 업체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또 상호연관성이 높은 유통부문의 특성상 전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를 확산하는 핵심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시장도 유통시장 개발 이후 다양한 신업태가 등장하고 가격파괴 형식의 영업이 확산되는 등 큰 영향을 받고 있어 전자상거래시스템 도입이 유통업체마다 급속히 늘고 있다.
한편 전자상거래에 의한 유통질서 변화는 소비자 주도적인 유통환경을 만들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해 소비자들이 손쉽게 제조기업이나 유통업체에 수요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대규모 소비자집단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기업들이 소비자 니즈를 분석하고, 기업간 정보공유와 협력작업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주는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이 늘고 있다.
비효율적인 단순업무를 줄이는 데도 전자상거래 시스템은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품바코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기업간 거래에 따른 다양한 수작업을 디지털 트랜잭션으로 바꿈으로써 거래의사를 서로 확인하자마자 관련된 모든 업무를 마칠 수 있다.
이같은 유통산업에서의 전자상거래는 제조·유통·물류·소비 등 전체 유통공급망에 효율적인 상품과 결제수단을 제시하며 전자상거래의 핵심 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유통산업 추진현황
국내 유통산업 전자상거래는 산자부를 주관기관으로 「한국SCM민관합동추진위원회」가 주도하며, ECR(Efficient Consumer Response) 워킹그룹이 만들어져 이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SCM민관합동추진위원회」는 사업추진에 따른 각종 주요 의사결정과 함께 구현업체를 선정하며, 용역업체들은 전자카탈로그 및 EDI시스템 솔루션 개발과 교육 운영 유지보수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올해 시작돼 정보화 전략 계획 수립에 이어 표준바코드, POS시스템, 표준물류바코드, 거래처코드, EDI표준전자문서, 전자카탈로그 등을 개발 보급하며 시범사업단계인 2001년부터는 수요예측 프로그램 개발 및 크로스도킹 CM 등 응용프로그램 개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확대발전단계인 2002년에는 각종 개발작업을 완료하고 중소기업 정보화 시범사업 등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3년간 38억48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민간부분도 총 6억7000만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CR워킹그룹을 포함하는 시범사업추진분과위원회는 사업실무추진부문으로 유통SCM 등 정보인프라 구축과 업체별 추진전략을 제공할 예정이다.
◇유통산업의 SCM도입여건
국내 유통산업은 미흡한 정보인프라 등 전자상거래 도입 수준이 낙후돼 호스팅서비스 등 사전준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SCM을 위한 기본 인프라인 표준바코드(EAN13)와 POS시스템은 지난해 각각 1만276개 및 1만6785개로 일본 등 선진국의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표준바코드 도입업체도 식품업체가 99년 기준으로 6045개 45%로 식품부문에만 치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 사업에 참여할 주요부문인 비식품부문 유통업체는 전체 표준바코드 도입업체의 10%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표준물류바코드(EAN14)를 도입하고 있는 제조업체는 총 91개며 EAN로케이션코드까지 도입한 업체는 6개로 초보적인 수준의 도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간 정보교환에 필수적인 EDI도 데이콤 사용자 1209개 업체 중 유통업체는 단지 9개에 불과하다.
이나마 유통업체별로 각기 다른 시스템으로 인해 납품업체들은 각기 다른 VAN망에 중복가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시스템 전체기능에서도 수발주기능만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자카탈로그도 활성화되지 못해 기업간(B2B), 고객대응형(B2C) 거래를 위한 기반환경도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정보화 전략
유통산업에 있어 정보화전략은 기업간 네트워크 공유를 통해 소비자가치를 제고하고 기업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접근되고 있다.
특히 유통산업은 기존 정보인프라가 상향식으로 개발돼 있는 경우가 많아 전자상거래시장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이에따라 정보인프라를 유통산업 관련자들이 실무수준에서 이용할 수 있는 SCM 구축과 이를 통한 기업비용 절감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 전자상거래 시스템은 우선 SCM을 통한 유통효율성 제고 및 이를 통한 경쟁력 강화, 소비자주권 실현을 통한 소비자가치 극대화, 타 산업과 유기적 연계를 통한 통합 전자상거래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표준화된 전자카탈로그 구축 등 기반 환경이 유통 전용의 보털 등 SCM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진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표준화된 전자카탈로그는 SCM의 핵심기능으로 카테고리관리(CM), 자동발주시스템(CAO), 지속적 상품보충프로그램(CRP), 공급자재고관리(VMI), 자동선적확인통지(ASN) 등으로 활용할 수 있고 EC호스팅과 연계되어 전자상거래 기반환경을 만들 수 있지만 국내에는 통합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지 않다.
전자상거래 전문가들은 『현재 유통부문은 SCM기능을 확대한 마킷플레이스 구축도 급하지만 중소기업들의 전자상거래 참여를 위해 낙후한 기반환경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호기자 i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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