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 개장 첫날 스케치

고려정보통신, 네트컴, 한국웹티브이, 코리아2000 등 4개 종목을 대상으로 주식매매가 시작된 29일 장외주식호가중개시스템(제3시장)은 호가 금액이 무서운 속도로 급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비교적 활발한 거래를 보였다.

이날 제3시장은 거래량만 26만8425주에 거래대금 65억5784만원을 기록,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초기 발행주식이 179만주로 다른 지정업체보다 유통물량이 많았던 한국웹티브이만 하더라도 26만주 이상 거래가 체결됐다.

기대 이상으로 거래가 몰리면서 일각에서는 작전세력에 대한 의문을 내놓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일단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대세여서 장을 주도하는 사람은 일부 작전세력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기업 공시강화는 물론 작전세력을 차단할 수 있는 감시체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9일이 거래 첫날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 것을 감안하면 제3시장이 「증시의 3두마차」로 승격할 수 있을지는 1주일 정도 지나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예상 외 거래 활발=당초 우려와는 달리 4개 종목 모두 거래가 활발했다. 특히 한국웹티브이는 26만주 이상이 거래되면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첫 거래주식 수가 7만주로 가장 적었던 네트컴은 장 초반 매도물량이 달렸지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5120주가 거래되는 등 역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부분지정제가 풀리는 31일부터 4개 종목의 유통물량이 많아질 예정이어서 한동안 거래는 활발해질 전망이다.

코스닥증권시장 장외시장팀 유승완 팀장은 『관심이 집중되면서 예상 외로 거래가 활발했다』고 평하면서 『물량도 소량이고 첫날인 만큼 제3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확언하기는 힘들지만, 시기상조지만 생각보다는 일찍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호가는 종잡을 수 없어=상하한가 가격제한폭이 없는 제3시장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 요요장세를 방불케 했다. 액면가 또는 최근 6개월내 모집매출가격으로 기준가를 산정, 5000원 미만에서 거래가 시작됐으나 장이 계속되면서 시초가보다 최소 5배 이상 올랐다.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도 300배가 넘는 등 급등락을 거듭했다. 네트컴(액면가 500원)은 상승률이 가장 높아 시초가보다 200배나 오르며 관심을 반영했다. 또 코리아2000(액면가 500원)은 23만원에 매매가 체결돼 230만원짜리 주식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해프닝 연발=한국웹티브이는 최저 거래가가 액면가에도 못미치는 200원에서 이뤄졌다. 사이버트레이딩을 하던 개인투자자가 가격입력 과정에서 실수로 200원의 매도호가를 주문, 최저가인 200원으로 기록되는 해프닝이 벌어졌기 때문.

증시관계자는 『이전 거래가가 다음 거래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데다 기본가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 거래되는 종목들의 경우 제가격을 찾을 때까지 이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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