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 경영진 교체 바람

벤처캐피털업계에 경영진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벤처투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벤처기업의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전문화되면서 투자·심사 경험이 풍부한 전문 경영인의 발탁이 늘고 있다.

반도체 관련업체인 원익이 대주주인 한미열린기술투자는 최근 주총에서 전 윤효 사장을 고문으로 추대하고 신임 사장으로 오태승 전 상무를 발탁했다. 오 사장은 한국종합기술금융(KTB)에서 다양한 투자경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 출신으로 그동안 한미열린기술투자의 투자부문을 총괄해왔다.

현대그룹 계열 창투사인 현대기술투자는 최근 이사회에서 이영일사장을 퇴진시키고 박정근 상무를 대표이사 상무로 전진 배치했다. 박 대표는 현대그룹 금융 관련 계열사를 두루 섭렵한 전형적인 「현대맨」으로 그동안 이영일 전 사장을 보좌하며 현대기술투자의 투자·관리 부문을 책임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계열사들이 주축으로 만든 창투사로 코스닥등록기업인 한국창투도 대주주(5.02%)였던 대항이 지분을 전량 매각함에 따라 최근 주주총회를 열어 손한주 전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현재 전경련 상근부회장인 손병두씨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앞서 동원그룹 계열 창투사인 동원창투는 이종팔 전 사장이 동원증권 부회장으로 승진, 자리를 옮김에 따라 현대기술투자 출신의 이강덕씨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지난해 9월 동원창투 투자팀장으로 있다가 현대기투로 이직했던 이 사장은 특히 파격적인 조건으로 동원에 컴백, 벤처캐피털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 UTC벤처투자는 올초 이대근 사장이 유니슨벤처라는 별도 창투사를 설립해 퇴사함에 따라 김훈식씨가 경영권을 접수했으며,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자회사로 신기술금융회사인 기보캐피탈 역시 올초 기술신보 벤처부장을 역임하면서 벤처기업의 네트워크와 기술평가 노하우를 축적한 이진철 이사를 신임 사장으로 전격 발탁한 바 있다.

이밖에도 웰컴기술금융은 전 대농창투 지분을 인수한 채운섭 사장이 지난해 말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종근당 계열 창투사인 CKD창투도 지난해 말 이재동 전 사장이 글로벌어셋운용을 창업, 퇴사함에 따라 장기신용은행 출신의 이강만씨를 새 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벤처캐피털업계의 경영진 교체가 잦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스닥 활황과 제3 주식시장 출범으로 벤처투자시장이 각광받으면서 최근 벤처캐피털에 출자하는 업체가 늘어나 지분 변동에 따른 경영진의 교체가 활발할 것』이라며 『특히 오래된 창투사들도 본격적으로 벤처투자업무에 나서면서 전문 경영인의 영입은 갈수록 늘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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