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가 300㎜ 웨이퍼 시대의 도래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300㎜ 웨이퍼 시대가 본격화할 경우 보다 싸게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200㎜와 300㎜ 웨이퍼를 단순 비교할 경우 웨이퍼 면적은 각각 3만1400㎟와 7만650㎟. 0.18㎛의 256MD램을 생산할 때 200㎜ 웨이퍼는 200개인데 반해 300㎜ 웨이퍼는 최대 450개의 유효 칩을 얻을 수 있다.
300㎜ 웨이퍼는 200㎜ 웨이퍼에 비해 2.25배의 칩을 더 생산할 수 있게 돼 그만큼 생산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할 경우 산술적으로 300㎜ 웨이퍼는 반도체 생산업체의 가격경쟁력을 그만큼 제고시킬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300㎜ 웨이퍼를 이용해 칩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설비투자비가 소요되는 등 고려해야 할 측면이 적지 않다.
300㎜ 웨이퍼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반도체 제조장비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점이다.
현재 이를 놓고 반도체 소자업체와 장비업체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반도체 소자업체는 300㎜ 장비의 가격이 200㎜ 장비의 1.2배 수준을 요구하고 있으나 장비업계는 300㎜ 장비 가격을 200㎜ 장비의 1.5배 수준으로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 따라서 향후 장비 가격의 타협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웨이퍼 가격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중의 하나다. 반도체 소자업체들은 300㎜ 웨이퍼 가격이 200㎜ 웨이퍼의 2∼3배 수준에서 억제되길 희망하고 있다. 반면에 웨이퍼 업계는 300㎜ 웨이퍼 가격이 200㎜의 4∼5배 수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웨이퍼 가격문제 또한 쉽사리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밖에 300㎜ 웨이퍼 시대로 접어들 경우 반도체 소자업체들은 시설유지 보수비 등 다른 분야에 있어서도 200㎜ 웨이퍼 시대에 비해 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결국 300㎜의 도입시기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투자라는 문제가 면밀히 검토된 후 사업타당성이 확보되는 시점에야 가능할 것이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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