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계, 전문경영인 영입 붐

인터넷 벤처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기존 엔지니어 출신의 창업자가 키워놓은 조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조정하는 경영능력을 가진 전문경영인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업계에 전문경영인 영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 벤처기업의 성공이 엔지니어 출신 창업자의 몫이었다면, 이제는 오프라인 세계에서 폭넓은 경험을 축적한 전문경영인의 힘을 빌려야만 사업을 확대하고 매출액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결과로 보인다.

허브사이트인 인티즌(대표 박태웅 http://www.intizen.com)이 자유기업원 원장으로 재직중인 공병호씨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 박태웅 사장은 사이트내 기술적인 서비스를 담당하고 공병호 사장은 대내외적인 제휴 및 마케팅분야에 전념하게 된다.

엔드리스레인도 마케팅 및 대내외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아래 최근 이호찬 사장이 그동안 자사의 정보운영 담당이사로 활동하던 정재욱씨에게 사장자리를 넘기고 본인은 이사직을 택했다.

또 지난달에는 무료인터넷전화 업체인 웹투폰(대표 곽봉열)도 이양동 전 LG인터넷 사장을 공동대표로 영입, 마케팅과 기획을 전담토록 했다.

또한 최근에는 나모인터랙티브(대표 박흥호)가 공동 창업자면서 얼마전까지 경인양행 대표이사를 지낸 김흥준 사장을 공동대표로 영입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말 인터넷 여행사이트인 3W투어(대표 장진우)가 의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심상옥씨를 회장으로 추대, 온라인와 오프라인의 조화를 통해 사업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시큐어소프트·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이니텍 등 주요 보안업체는 최근 잇따라 전문경영인이나 저명한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벤처기업이 다소 취약한 경영분야를 보강하고 외부 지명도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큐어소프트는 경희대학교 학장과 한국유럽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총재 외교안보 특보인 라종일 교수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도 최근 바이러스 백신에서 방화벽, 전자상거래 결제를 위한 인증, 암호화 분야 진출을 위해 한국IBM 이경봉 사업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에 앞서 정보보안 전문업체인 이니텍도 최근 신임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김재근 전 한국HP 컴퓨터사업본부 이사를 새로 영입했다. 그동안 이니텍과 이니시스 두 회사 사장을 맡아왔던 권도균 사장은 이니텍 기술담당이사 겸 부사장으로 위촉됐으며 전자지불업체인 이니시스만을 맡게 됐다.

이밖에 종합인터넷 보안서비스업체인 사이버패트롤이 에스원·한국종합보안 사장 출신의 박병일씨를 서비스본부장에 영입하고 기획본부장에 시큐어소프트 전략사업실장 출신 안병규씨, 사업본부장에 대우정보시스템 공공사업부장 출신의 박종용씨를 각각 영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야후도 창업자인 제리 양이 사이트와 관련한 기술적인 부문을 맡고 팀 쿠글 CEO 겸 회장이 대내외적인 경영을 전담하는 등 주니어와 시니어의 조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국내 인터넷업계에도 활발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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