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박사급 인력수급 비상

대덕연구단지내 출연연구기관들이 박사급 인력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정보통신분야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일부 출연연에서는 인력유치보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특별 인센티브까지 내걸고 박사급 인력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공계 박사급 연구원들이 신분보장과 연구환경이 좋은 대학을 선호하거나 연구원창업붐을 타 연구인력이 대거 빠져나가고 신규 연구인력은 벤처기업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고급인력 유치를 위해 모집공고를 내거나 수시 채용하고 있는 출연연은 ETRI·표준과학연구원·생명공학연구소·기계연구원·화학연구소 등이다.

이 가운데 상황이 가장 심각한 ETRI의 경우 지난 2년간 구조조정을 거치며 700여명이 대학이나 벤처창업을 이유로 빠져나가 2월 말 현재 207명의 연구인력이 부족한 형편이다. 최근 채용이 확정된 68명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139명의 고급인력이 부족하다는 것.

이에 따라 ETRI는 이달 초부터 우수인력유치보상제를 도입해 능력있는 연구원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ETRI의 우수인력유치보상제는 전직원을 헤드헌터로 활용해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국내외 우수 연구인력을 적극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원내 직원이 직접 스카우트해올 경우 박사급 1명당 70만원, 석사급은 5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지난 2월 말 열유체환경·음향 분야 등에서 박사급 연구원 10명을 충원할 계획이었던 기계연구원도 연구분야에 부합되는 지원자가 없어 5명만을 채용한 상황이다.

표준연구원도 상반기까지 물리·화학·재료 분야에 박사급 연구원 10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해당분야에 적합한 인재가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부터 박사급 인력충원에 나선 생명공학연구소는 유전체 연구 등의 분야에서 13명을 충원했다. 그러나 당장 연구실 투입이 가능한 인력이 7명밖에 안되는 등 인력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ETRI 관계자는 『정보통신분야 붐 때문에 다른 연구기관에 비해 인력수급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국 업체나 LG정보통신 등 대기업에서도 인력수급을 위해 우수인력유치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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