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376) 벤처기업

최고의 버전<38>

나는 황급히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라인을 점검해서 일을 수습하려고 했다. 그 일을 수습하는 데 있어 아무래도 같은 계통의 경찰간부가 유리할 듯해 전화를 했다. 그는 같은 고향의 선배로서 현재 총경으로 있었다. 총경은 서장급이지만 경찰청에서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한직이었다. 그러나 내가 부탁할 수 있는 인물은 그밖에 없었다. 나는 잠을 자는 그를 깨웠다.

『무슨 일이야?』

『형님, 내가 모셨던 사업가 한 분이 지금 경찰서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무슨 일로?』

『좀 치사한 일인데요. 여자하고 자다가 걸렸나 봐요.』

『그래? 그렇다면 벌금 정도만 물면 돼.』

『그렇지만 그 사람의 사회적인 지위도 있는데 이름이 공개되면 어떻게 합니까?』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을텐데?』

『그렇지만 좀 빼주시죠. 내 입장을 봐서라도.』

『조서를 꾸미고 있다고? 내가 무슨 힘이 있나? 담당이 버티면 나로서도 안돼.』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버티겠습니까? 전화 한 통이라도 넣어주시죠.』

『그래 보지.』

전화를 부탁하고 나는 경찰서로 갔다. 내가 갔을 때 고향 선배 총경도 그곳에 와 있었다. 아마 전화를 했으나 듣지 않아 그곳에 온 것 같았다. 유 회장과 여자는 한 쪽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유 회장과 여자를 연행한 형사는 경위였는데, 나이가 들어 있는 고참이었다. 그는 그 일을 즐기고 있는 태도였다. 그가 꾸민 조서에 유 회장과 여자가 사인을 한 것이 보였다. 조서를 읽어보니 그곳에는 아주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옷을 벗으라고 해서 돌아서 벗으려니까 정면으로 보면서 벗으라고 했다. 나중에 브래지어를 벗으려고 하자 그것은 그대로 두라고 했다. 팬티는 벗으라고 했다. 브래지어만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노래를 부르라고 해서 처음에는 거부했으나, 제발 부탁한다고 해서 나지막하게 노래를 불렀다. 부른 노래는 랩이었다. 춤을 추라고 해서 춤을 추었다. 유 회장은 여자의 노래와 몸짓을 감상하면서 즐거워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