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반만 해도 자기 PC에서 작업한 내용을 다른 PC로 옮기려면 일단 플로피디스크에 내용을 담아야 했다. 특히 용량이 큰 캐드파일을 다른 PC로 옮길 경우 여러 장의 플로피 디스크가 필요할 뿐 아니라 여기에 소요되는 시간도 만만치 않아 기피 작업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해결한 것이 이더넷 스위치다. 이더넷 스위치는 각 PC의 데이터를 플로피디스크가 아닌 UTP케이블을 이용, 통신방식으로 교환하게 해 사무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했다. 초창기 이더넷 스위치는 같은 이더넷 스위치에 연결된 PC간 데이터 교환은 가능했으나 다른 이더넷 스위치에 연결된 PC와의 통신을 위해서는 라우터라는 장비가 필요했다. 그러나 레이어3 스위치의 탄생으로 이 문제는 해결됐으며 최근에는 특정 시스템에 몰리는 신호접속 빈도를 다른 시스템으로 적절하게 나눠 한 시스템에 걸리는 과부하를 방지할 수 있는 레이어4 스위치까지 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데이터 교환속도도 점차 고속화해 초창기 10Mbps에서 100Mbps, 그리고 1Gbps의 속도를 보장하는 제품까지 출시됐다.
다산인터네트가 최근 개발, 상용화한 패스트이더넷 스위치 「버텍스5024G」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레이어2, 3, 4 기능을 지원하는 멀티 레이어 스위치다. 레이어4 스위치는 레이어3 스위치와 달리 통신망을 증설하지 않고도 부하를 분산, 고객들의 자사 사이트 접속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어 많은 인터넷 사업자들이 최근 구매를 늘려가고 있다.
버텍스5024는 최대 24개의 PC를 물릴 수 있으며 각 PC에 장착된 네트워크 카드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데이터 교환속도가 결정된다. 각 PC간 데이터 통신속도는 10Mbps이거나 100Mbps다. 수백대의 PC가 설치돼 있는 대규모 사업장의 네트워크는 보통 PC에 직접 물리는 패스트 이더넷 스위치와 다시 이를 묶어주는 기가비트 백본 스위치로 구성된다. 버텍스5024는 상위 스위치인 백본 스위치와의 데이터 교환을 위해 1Gbps의 속도를 지원하는 기가업링크 포트가 최대 4개까지 제공된다. 따라서 기존 100Mbps보다 10배 빠른 1Gbps의 속도로 데이터 교환이 가능해 고속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적합하다. 최대 내부 처리용량은 11Gbps. 다른 스위치로 연결된 기가비트 포트가 장애를 일으키거나 케이블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용되지 않았던 포트로 자동 전환돼 동작이 끊김없이 이어지는 기가비트 포트 자동복원 기능도 구비했다.
다산인터네트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레이어2 스위치부터 레이어4 스위치까지 별도의 제품으로 판매하며 네트워크 구성, 성능점검, 장애관리 기능을 갖는 네트워크 관리 툴인 「Vx매니저」도 제공한다.
올해 국내 패스트이더넷스위치 시장은 작년보다 22.2% 성장한 1210억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며 전체 스위치 시장에서 6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세계적으로는 110억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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