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AMD의 CPU 속도 경쟁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AMD가 6일(현지시각) 전격적으로 1㎓ 제품을 내놓았다. AMD에 일격을 당한 인텔도 다소 김이 빠졌으나 예정대로 8일 1㎓ 제품을 출시한다.
1㎓ 제품의 출시는 애초 이들 회사가 올하반기로 전망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앞당겨진 행보다. 비행속도가 음속을 돌파하던 것에 비유되는 1㎓ CPU 상용화시대를 코 앞에 두고 그 의미를 긴급점검한다.
◇1㎓ 테크놀로지
『100만 스물 하나, 100만 스물 둘…』
모 회사의 배터리 광고문구가 아니다. CPU의 클록(Clock) 속도가 마침내 100만㎑, 1㎓를 돌파했다. 1㎓는 얼마나 빠른가? 이는 초당 10억개의 명령을 실행하는 속도를 말한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어 「포토숍 5.0」 프로그램을 실행한다고 할 때 펜티엄Ⅲ 800㎒급이 79초가량 걸린다면 1㎓는 53초만에 처리하는 식이다. 이쯤 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속도의 한계를 넘어선다. 『빠르다』는 감각만이 있을 뿐이다. 업계는 이런 속도라면 2011년께 말 그대로 꿈의 속도인 10억㎓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서슴지 않는다.
◇CPU 개발경쟁
1㎓ CPU를 향한 개발경쟁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MD가 인텔의 펜티엄에 대응하는 「K-7 애슬론」 750㎒를 인텔보다 먼저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인텔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 경쟁의 단초다. 표참조
인텔은 이에 지난해 12월 말 펜티엄Ⅲ 800㎒를 먼저 출시해 AMD의 추격에 응수했으나 다시 올 2월 11일 밸런타인데이를 며칠 앞두고 AMD가 애슬론 850㎒를 발표함으로써 상황은 다시 역전됐다.
인텔은 곧 2월 중순에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올하반기 1.4㎓로 데뷔하기로 되어 있는 「윌라멧」의 작동시연을 통해 세계의 이목을 되찾았다.
하지만 결국 6일 AMD의 1㎓ CPU 전격발표로 CPU 속도경쟁에서 AMD가 첫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
◇개발경쟁의 변수
6개월동안 숨가쁘게 전개된 1㎓ CPU 출시경쟁은 불과 이틀차이로 AMD가 승리했으나 아직 본격적인 게임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초미세 단위로 치닫는 공정기술 경쟁을 비롯해 △구리냐 알루미늄이냐 하는 소재경쟁 △CPU 연동 칩세트, 프런트사이드버스(FSB), SD램과 램버스 D램 및 PC 주변기기의 속도와 호환문제 등 넘어야할 라운드가 수두룩하다.
여기에 노트북컴퓨터와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용 CPU 공급경쟁도 남아 있다.
AMD와 인텔이 이번에 1㎓ CPU를 출시했다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갔다고는 보기 힘들다. 델·HP·IBM·AMD·컴팩·게이트웨이 등 컴퓨터업체들이 이제 시험생산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완전한 상용화까지는 앞으로 6개월 남짓 걸릴 전망이다.
AMD와 인텔의 CPU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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