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백본라우터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http://www.cisco.com/kr)의 아성이 신생 후발주자인 주니퍼(http://www.juniper.com)의 급추격으로 위협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주니퍼에게 크게 잠식당했던 시스코가 국내 백본라우터 시장에서도 또 다시 아픈 경험을 하게 될 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세계 시장에서 주니퍼라는 신생기업이 시스코 독점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20% 가량 잠식하는 이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때마침 국내 통신 서비스 사업자들이 인터넷 트래픽 증가에 따라 잇따른 백본라우터 설비 확충에 나서고 있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로서는 새로이 진출한 주니퍼코리아의 행보를 예사롭게만 보아 넘길 수는 없는 처지다.
주니퍼는 한국지사인 주니퍼코리아(대표 정승환)를 주축으로 스마트넷, 삼성물산, 삼보컴퓨터 통신사업본부를 각각 영업 대리점으로 하는 본격적인 시스코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연 것이다.
이들의 올 영업 목표는 지난해보다 40% 가량 증가한 1000억원대의 기가비트급 백본라우터 시장에서 약 250억원대의 매출을 올려 독점상태인 시스코의 점유율을 73%대로 끌어내리는 것. 주 공략대상은 물론 한국통신·데이콤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통신사업자들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계획대로라면 시스코는 한국 시장에서 네 귀 중 한 귀를 송두리째 내어주게 되는 것인 만큼 계획 자체만으로도 독점적 지위의 누려왔던 시스코스템시스템즈코리아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대사건이다.
특히 주니퍼는 시스코 출신의 엔지니어가 포진해 설계한 제품인 만큼 시스코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 설계상의 장점을 내세우고 있어 시스코의 영업에 미칠 파장은 작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장비엔진 설계에서 볼 때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한 개의 엔진을 통합한 라우팅 엔진을 갖고 있는 반면, 주니퍼는 라우팅과 포워딩 기능의 엔진을 각각 분리해 설계했다는 것. 이를 통해 입출력(IO) 성능도 2배 이상 개선시켰다는 게 주니퍼 측의 설명이다.
제품 설계방식에 있어서도 시스코가 장비의 제반 기능을 각 CPU에 분산시켜 놓고 있는데 반해 주니퍼는 이들 CPU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주문형반도체(ASIC)화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내세운 주니퍼가 한국시장에서 본격적인 영업의 포문을 연 가운데 그 동안 그 명성만으로도 한국시장에서 통했던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영업 방향이 어떻게 달라질 지에 새삼 업계의 관심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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