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트북PC 시장 재편 조짐...인텔 「화이트박스」 프로그램 실시

세계적인 중앙처리장치(CPU)업체인 인텔이 PC 주변기기 업체와 공동으로 CPU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뺀 베어본 노트북PC 생산을 추진, 국내는 물론 아시아지역의 노트북 시장에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아시아지역에서 자사 노트북용 CPU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CPU와 HDD를 탑재하지 않은 노트북PC 공급프로그램인 「화이트박스」 프로그램을 마련, 대만 주변기기 업체인 A사·C사·M사 등 3개 업체에 베어본 노트북PC를 생산하도록 한 데 이어 곧 한국 등 일부 아시아국가에서 본격 유통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의 노트북PC 공급 프로그램은 대만의 주변기기 3사가 노트북 베어본시스템을 생산한 뒤 인텔 유통점에 공급하고 인텔 유통점들은 이를 인텔의 노트북용 CPU와 HDD를 탑재해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프로그램이 본격 시작될 경우 인텔의 지원으로 기존 노트북PC에 비해 훨씬 싼 값에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높은 이윤을 확보했던 국내외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인텔이 화이트박스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그동안 도시바·컴팩·후지쯔 등 소수 업체의 수요에 의존했던 노트북용 CPU를 데스크톱 CPU처럼 일선 시장에 유통시킴으로써 노트북용 CPU 시장을 확대하고 자사 유통점들의 수익성도 높이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각종 주변기기 공급업체인 디지털퍼스트(대표 김용호 http://www.firstsys.com)와 인텔CPU 대리점 3사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퍼스트는 이미 NEC 노트북을 국내 시장에 공급, 노트북PC 유통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기판·그래픽카드 등 주변기기도 공급하고 있어 인텔의 화이트박스 판매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 대리점 3사 중에서는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 http://www.elim.net)이 사내벤처인 「핸드PC.com」을 통해 자사 브랜드로 노트북PC을 공급받아 판매하기로 했으며 석영인텍과 삼테크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디지털퍼스트와 제이씨현시스템은 이달 안에 샘플을 들여와 형식승인을 받은 뒤 다음달부터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우선 펜티엄Ⅲ 500∼550㎒ CPU를 탑재한 고가형 제품을 12인치에서 15인치까지 4종을 선보일 계획이며 오는 5월부터는 인텔의 새로운 CPU인 스피드스텝을 장착할 방침이다.

이처럼 국내 인텔제품 유통관련 업체들이 노트북PC 시장에 참여함에 따라 삼성전자·삼보컴퓨터·대우통신 제품과 외산제품이 주도권을 행사해 왔던 국내 노트북PC 시장이 대폭 개편될 전망이다. 저가형에서는 이달 중순께 선보이는 노트북 인터넷PC가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으로 보이고 고가형에서는 화이트박스 OEM제품이 외산제품과 경쟁하면서 전반적으로 노트북PC 가격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인텔이 노트북PC 공급 프로그램인 화이트박스 프로그램 마련으로 사용자가 CPU와 HDD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고 그래픽메모리도 8MB 수준으로 올려 데스크톱 못지 않은 사양을 갖춘 제품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노트북PC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