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버전<20>
『컴퓨터 산업의 발전 속도는 대단히 빠릅니다. 우리가 무엇을 개발했다고 해서 거기에 만족해서 꾸물거리고 있는 동안 새로운 신기술이 나타나서 저 앞에 갈 것입니다. 우리의 PCMS 프로그램은 우리회사의 중요한 버팀목이며 커다란 중심 축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고 있으면 곤란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신기술로 좀더 강한 PCMS버전을 창출해서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것이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내가 전 사원을 모아놓고 자주 했던 말이다. 그리고 나는 연구실 기술자 수를 늘렸다. 인건비가 많이 지출되기 때문에 당장 보기에는 경쟁력이 없어 보이지만, 멀리 내다보는 관점에서는 연구실의 중요성은 대단히 컸다. 내가 기술자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내가 창안하고 만들어낼 수는 없었다. 나는 다만 그 방향을 알고 제시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곧 이어 들어간 기술 개발은 PCMS가 현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하게 하는 컴퓨터 개발이었다. 보통의 컴퓨터는 자판이 있어서 그것을 눌러야 되었다. 그런데 공장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장갑을 끼고 있거나 혼탁한 공간일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 않은 깨끗한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놓고 중앙제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장 사정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마이크로 패널(MICRO PANEL)이었다. 일반의 PC와 같지만, 키보드 없이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했다. 온도, 진동, 먼지에 강하게 해서 산업용으로 쓰이게 하였다. 그리고 함께 개발한 것은 새롭게 나타난 윈도에 맞춰서 PCMS윈도 버전을 만드는 일이었다.
PCMS윈도 버전1.0과 함께 마이크로 패널을 완성해서 그 카탈로그를 작성했다.
『사장님 수자원공사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마이크로 패널을 구매하려고 온 어느 업체 기술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나에게 전갈이 왔다. 그 당시 나는 지방의 시군에 있는 상하수도시설 자동화사업에 손을 대고 있었다. 상수도와 하수도의 계측을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고 컴퓨터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그것을 설치하는 작업이었다. 그 시스템 역시 PCMS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수자원공사가 댐 관리를 하는 곳인 줄은 알고 있었으나, 구체적인 역할을 생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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