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프로게이머 시대

올들어 프로게임리그가 잇따라 출범하고 20여개의 기업이 창설한 프로게임단이 이들 리그에 참여하면서 게임업계는 PC방에 이어 또 하나의 시장을 창출해 가고 있다. 또 여기에 참여하는 게이머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통해 일정한 소득을 올린다는 점에서 프로페셔널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게임인구의 저변이 넓지 않고 국내 게임산업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마당에 프로게이머와 프로리그를 운운한다는 사실은 논란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하다.

프로리그 주최측과 여기에 동참하고 있는 기업들은 국내의 게임인구가 최소한 500만명에 달하며 매일 100만명 이상이 PC방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의 프로화」는 결코 시기상조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들은 스포츠나 연예계처럼 스타게이머가 속속 등장할 것이며 게임리그가 신세대 마케팅을 주도하는 흥행사업이 될 것으로 낙관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국내 프로게임리그가 인기있는 특정 게임의 붐에 편승하고 있으며 프로게이머들의 대부분이 20살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리그 주최측들의 지나친 상금 경쟁이 게임문화를 왜곡·타락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프로게이머 시대에 가장 염려되는 점은 프로게이머들이 단기적 흥행수단으로 이용된다면 개인적·사회적 손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프로급이 되기 위해서 학업이나 다른 기본적인 활동을 포기하다시피하고 하루에 최소한 10시간 이상을 게임에 몰입해야 할 정도로 많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와 프로리그가 어차피 등장할 시대적 산물이라고 인정한다면 최소한 프로스포츠맨처럼 10년 정도는 현역으로 활약을 하고 은퇴 후에도 안정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일부 게임업체가 프로게이머들을 전문 테스터나 고객상담 요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관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문화산업부·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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