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원 제이스텍 사장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어도 실업인구 100만명의 시대가 상당기간 계속될지도 모른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이제는 본질적인 경쟁력 확보나 생산성 향상을 뛰어넘는 고용확대는 점차 찾아보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금기시되어온 인력시장의 수입개방에 대하여 논하는 것은, 특히 대량실업시대에 이를 논하는 것은 필자에게도 실로 커다란 부담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IT분야에 한시적이나마 외국 고급인력의 국내취업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IT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고용창출에도 기여하자는 것이 이 글의 취지다.
하이테크 벤처산업이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돼야 한다는 사실에는 일단 국민적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벤처캐피털을 중심으로 투자재원이 축적되고 있다. 이미 4000개 이상의 벤처기업이 등록됐으며 지금도 곳곳에서 창업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문제는 일할 사람, 특히 고급 기술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국가 교육정책이나 또는 산업의 활성화를 통하여 시간이 지나면 고급인력이 자체 육성되겠지만, 당장 우리의 IT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가질 때까지는 단기적이나마 고급 기술인력 확보를 위한 여러 대안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IT산업은 원천기술에는 접근도 못하고 단순 응용기술에 매달려 인터넷과 마우스 클릭에만 의존한 엔터테인먼트산업 또는 아이디어산업, 그것도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시작하여 우리로서는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답습하는 차원에 오랫동안 머물러야 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경우 교육투자를 통한 인력의 배출 외에 각국에서 수많은 고급인력을 이민·유학 및 취업의 형태로 수입하고 있으며 그들은 실리콘밸리 등의 첨단산업 중심지로 흡수되고 있다. 그리하여 미국의 IT산업은 세계를 지배하고 이에 비례하여 해외에서 더 많은 고급인력들이, 그것도 정착을 위하여 10만∼20만달러를 가지고 몰려들고 있다. 마치 우주공간의 거대한 블랙홀처럼 세계 도처에서 고급인력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각국의 입장에서 보면 자국내에서 나름대로 투자한 인재들을 적지 않은 지참금까지 쥐어주며 미국으로 시집보내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우리는 내국인이 취업을 꺼리는 소위 3D업종에만, 그것도 정식 취업이 아닌 단기간의 산업연수라는 형식으로만 외국인의 채용이 허용되고 있어 외국 고급인력의 취업이 원천적으로 제한되고 있다. 우리의 경쟁국들이 앞다투어 채용하고 있는 인도나 중국 또는 동유럽과 러시아의 풍부한 고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국내 기업들은 활용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어느 회사는 80명의 직원 중 약 15명이 기술개발직에 있으며 이들 중 고급 기술인력이라 할 수 있는 인원 5명의 주도하에 연간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한명의 고급 기술인력이 연 60억원의 매출을 가능케 하고 있는 셈이다. 더 나아가 그가 팀으로서 지휘하는 3명의 기술직원들은 기술전수를 통하여 5년내에 고급 기술인력으로 양성되고 이러한 증식과정을 통하여 고도의 신규 고용창출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70년대 이후 우리 경제를 대변해 왔던 선단식 재벌경제체제를 통한 성장과 고용창출은 이미 한계를 확인했다. 이제 IT 벤처산업의 성공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과제다. 이에 실패한다면 우리는 또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주변 강대국의 그릇된 욕심 외에 우리의 잘못으로도 인하여 이후 100년간 식민지배, 가난 및 전쟁으로 점철된 민족역사의 커다란 고통들을 기억할 때, 새로운 백년을 보다 낫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아무리 자그마한 지혜라도 모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IT산업에의 고급기술 인력수입을 제안한다. 제이스텍 사장
경제 많이 본 뉴스
-
1
"비트코인 오르려나"...美 트럼프 주최로 7일 첫 '가상화폐 서밋' 개최
-
2
코스피, 장중 3%대 폭락...원-달러 환율 1460원 넘어서
-
3
中 2월 제조업 PMI 50.2…한 달 만에 '경기 확장' 국면 진입
-
4
관세전쟁-엔비디아 쇼크에 코스피 3%대 급락
-
5
최상목-美 재무장관 화상면담…“한국의 경제 기여 고려해달라”
-
6
전희경 前 국회의원, 제12대 충남연구원장 취임…'싱크탱크' 본궤도 기대
-
7
취약계층 대상 정책서민금융 추가 공급…7조원 이상 상반기 조기 투입
-
8
[뉴스줌인]은행, 주담대 대출비교 서비스 속속 참전…급증하는 비대면 대출 수요 공략
-
9
'소득 하위 20%' 서민 식비, 5년새 40% 불었다...밥상물가 비상
-
10
충남, 중기부 '지방시대 벤처펀드' 공모 선정… 모태펀드 600억 등 1000억 모펀드 결성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