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강건한 중소기업이 되는 길

 얼마 전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밀레니엄 특집기사로 20세기 100년 동안 「세계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 50인」을 선정하여 발표한 바 있는데,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윌리엄 쇼클리와 집적회로(IC)를 발명한 잭 킬비가 공동1위로 뽑혔다.

 새로운 천년을 불과 한달여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의 미래를 규정하는 키워드는 단연 지식과 기술·정보이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과거 산업사회와 달리 노동·자본 등 전통적인 하드웨어적 생산요소보다 지식·기술·정보 같은 소프트웨어적 무형자산이 개인과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과 성장의 원천이 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렇게 가치있고 중요하지만 막상 보이지 않고 쉽게 피부에 와닿지 않는 다소 막연한 지식·기술·정보에 대해 구획정리하여 부동산과 같은 손에 잡히는 재산으로 국가가 인정하고 법적으로 보호해주는 것이 바로 특허·실용신안과 같은 지식재산권이다.

 따라서 지식재산권을 갖는다는 것은 그 분야에 동시대 최고의 지식·기술·정보의 엑기스나 정수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유례없는 창업열기를 보여 올해 신설법인수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말까지 이미 2만3000개 이상의 기업이 새로 생겨났고 지금도 매일 80여개가 탄생하고 있다 한다.

 요즘과 같이 가변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경제환경 속에서 자금·인력·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초보일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이 치열한 국내외 경쟁에 맞서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자생력과 기술경쟁력을 갖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으로 「1중소기업 1지식재산권 갖기」를 제안한다.

 운전면허증을 따기 위해 운전을 배우고, 시험날짜가 정해져야 수험생이 더욱 긴장하는 것처럼 모든 중소기업들이 고유 전문분야와 틈새시장을 잘 파악한 후 그 기술분야의 특허획득을 목표로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에 전력을 기울인다면 자연히 그 기업의 기술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중소기업이 지식재산권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개발과 혁신활동에 좀더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업의 경영자부터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함과 아울러 직무발명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통해 종업원들이 기술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지난달 타계한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는 평소 「독창적인 것은 아름답다」를 경영신조로 삼았고, 초로의 나이인 57세때 그의 아이디어로 가전브랜드 사상 최대의 히트상품 워크맨을 개발, 소니제국을 오늘날 반석 위에 올린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도 기술개발과 지식재산권 획득을 위한 중소기업의 노력이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지난 9월부터 유관부처, 중소기업 관련단체가 합심하여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갖기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특허수수료를 대폭 감면한 것을 비롯하여 무료 변리사업, 특허기술정보의 무료서비스 실시, 해외 특허출원비용 지원확대 등을 실행에 옮기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별 특허심사관 자매결연, 첨단기술의 최신동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특허지도 작성·보급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해 핵심역량을 집중하여 1개 이상의 지식재산권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온 힘을 기울인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경쟁력 미흡, 독자적인 핵심 기술역량 부족의 문제점도 해결 가능하고, 우리 산업의 질적 고도화도 더욱 쉽게 이루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오강현 특허청장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