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대우통신 "희비 쌍곡선"

 국내 통신업계 구조조정의 핵인 대우통신과 현대전자가 최근 다른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통신사업부문을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매각해야할 동병상련의 입장이다. 이러한 시기에 대우통신은 최근 한국통신 프로젝트 수주에 잇따라 실패했고 현대전자는 일정한 소득을 올려, 두 회사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대우통신은 최근 한국통신이 실시한 대용량 전전자교환기 초기 내년도분 입찰에서 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 밀려 고배를 마셨으며 또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입찰에서는 1차 공급업체라는 프리미엄에도 불구, 2차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공급권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반면 현대전자는 이동통신 단말기 외에는 뚜렷한 통신사업부문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한국통신 ADSL입찰에서는 쌍용정보통신을 내세워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기술심사를 통과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물론 현대전자도 한국통신의 예정가를 초과한 금액을 제시, 대우통신과 함께 다음 입찰에서 기회를 노려야 할 상황.

 업계에서는 대우통신이 최근 한국통신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잇따라 실패한 요인을 채권단의 입장 때문에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익성을 가장 먼저 고려하는 채권단의 입장 때문에 향후 물량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가격책정이 이제는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대우통신의 주무기는 TDX를 기반으로 하는 음성교환기 사업이다. 특히 대우통신이 개발한 음성교환기가 한국통신의 차세대 교환기인 TDX100으로 지난해 4월 선정되면서 음성교환기 부문에서는 삼성전자·LG정보통신 등 기존 강자들을 제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현대전자는 CDMA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이동통신 단말기 사업이 통신부문의 주력사업이다. 교환기 4사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CDMA에 대한 투자를 결정, 국내 통신 5대 업체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이 부분만으로는 해외자본을 유치하는데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분의 키워드가 내년 국내에서만 수천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ADSL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획득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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