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해외법인 "현지화" 박차

 부품업체들이 해외법인의 현지화작업에 적극 나섰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성전자산업·동양전원공업·에스텍·미래테크 등 부품업체들은 IMF체제 이후 해외공장의 운영방식을 국내 세트업체의 현지법인 또는 내수시장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화를 통한 독자생존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부품업체들이 최근들어 해외법인의 현지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IMF체제 이후 해외시장에서 국내 세트업체와의 공조체제가 크게 흔들리는데다 중장기적으로 현지공장을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기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현지화를 통한 독자생존 기반의 구축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멕시코 현지공장의 가동에 들어간 오성전자산업(대표 유병화)은 협력업체인 대우전자의 빅딜파동 이후 안정적인 판로확보를 위해 소니·도시바 등 미주지역에 진출한 해외 세트업체에 대한 제품 공급비중을 확대하는 데 주력, 독자적인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전자레인지용 고압트랜스(HVT) 생산업체인 동양전원공업(대표 한선우)은 국내 세트업체들이 중남미 경기위축을 이유로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축소함에 따라 지난해 말 멕시코 현지법인을 600만달러에 매각하고 말레이시아 공장의 현지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멕시코공장의 HVT 생산설비를 말레이시아 현지공장으로 이전, 생산설비를 대폭 확충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공장의 생산성 향상운동을 강도 높게 전개, 말레이시아 현지공장을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기지로 육성하고 있다.

 스피커 전문업체인 에스텍(대표 김충지)은 올해 말부터 가동하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현지화와 수출기지화를 위해 동남아에 진출한 소니·켄우드 등 일본 음향기기 생산업체들을 주력 거래선으로 확보, 내수시장과 국내 세트업체의 해외 현지법인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중국의 무선호출기 생산업체인 프리마텔레콤과 합작으로 올해 말까지 중국 심천에 이동전화기용 안테나 생산공장을 설립할 계획인 미래테크(대표 배정빈)는 내년 상반기부터 이동전화기용 안테나를 생산, 중국시장에 진출한 해외 이동전화기 생산업체에 공급하는 등 현지공장의 자립기반을 구축해 이를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MF체제 이후 국내 세트업체의 부품가격 인하 요구 등이 거세지면서 부품업체들이 해외 세트업체와의 거래를 확대하는 데 적극 나섰다』며 『부품업체의 해외법인 현지화와 자립기반 구축을 통한 활로모색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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