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채널 데이비드 풀
「잭 비 님블(Jack be nimble).」
데이터채널 CEO 데이비드 풀(37)의 별명이다. 우리말로 하면 「빠른 놈」쯤 된다. 94년 「스프라이」라는 노벨 넷웨어 판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풀은 웹이 등장하자마자 브라우저와 네티즌을 가장 빨리 연결시켜주는 프로그램 「인터넷 인 어 박스(Internet in a Box)」를 출시해 놀라운 민첩성을 증명했다.
「인터넷 인 어 박스」는 「상자 속의 인터넷」이라는 이름에 딱 어울리게 버튼만 누르면 브라우저가 떠오르는 툴로 날개돋친 듯 팔렸다. 출시 후 1년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팔린 프로그램으로 기록됐을 정도.
데이비드는 스프라이를 컴퓨서브에 1억300만달러에 팔고 나서 한동안 컴퓨서브의 인터넷사업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일하다가 「잭 비 님블」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한다.
웹에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출판사도 차릴 수 있고 인터넷방송국도 운영할 수 있다. 그는 이 새로운 미디어에 가장 시급한 것이 정보의 흐름을 관리해줄 컨트롤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다. 데이터채널은 바로 그런 콘셉트로 출발한 정보통제센터다.
96년 11월 그는 데이터채널(DataChannel)이라는 도메인 네임을 등록한다. 고객들을 위한 정보를 푸시기술로 PC화면에 띄워준다는 점에서 데이터채널은 포인트캐스트와 닮았다.
그러나 포인트캐스트가 날씨나 뉴스 같은 개인적으로 가벼운 정보에 주목하는 반면 데이터채널은 판매정보와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상품인 데이터채널 리오(RIO)는 엔터프라이즈 웹캐스팅 소프트웨어라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했다. 양방향의 엔터프라이즈 정보포털을 슬로건으로 내건 리오는 XML 베이스의 엔터프라이즈 정보포털(Enterprise Information Portals) 솔루션이다.
XML은 HTML과 함께 가장 널리 쓰이는 웹언어. HTML이 웹을 정의내렸다면 XML은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한 표준언어로 발전해가고 있다. XML의 최대 강점은 개발자에게 고객별로 차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채널의 엔지니어들은 1급 XML 프로그래머다. 이들이 만든 리오는 XML을 기반으로 웹브라우저에서 워드·엑셀·파워포인트는 물론 SAP R/3, 피플소프트,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같은 프로그램을 곧바로 쓸 수 있도록 개발됐다. 비디오 온 디맨드(VOD)나 오디오 온 디맨드(AOD)처럼 인포메이션 온 디맨드가 가능한 것.
사실 XML은 아직 완성된 언어라기보다 「알파벳」에 비유할 수 있다. 데이터채널은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함께 XML의 표준을 만들기 위해 연합전선을 펴고 있다. 문법과 구문론을 만들어 하나의 언어로 정착시키고 그것이 인터넷의 표준이 된다면 기업과 기업간의 이른바 B2B(Business to Business)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풀은 데이터채널의 철학이 「인터넷의 뿌리로 돌아가자」라고 설명한다. 21세기에 대한 데이비드 풀의 비전은 「The right information to the right people at the right time」으로 요약된다.
인터넷은 온라인쇼핑이나 사이버오락이 아니라 「피플 투 피플(People to People)」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태어났다는 것. 그는 물 흐르듯 데이터가 흘러 커뮤니케이션의 강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채널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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