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으로 부각되고 있는 TAB(Tape Automated Bonding)사업을 놓고 삼성그룹내 삼성전기와 삼성항공 양사간에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양사간의 TAB사업 주도권 경쟁은 삼성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구조 조정작업과 맞물려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TAB사업을 놓고 삼성전기와 삼성항공이 가격인하 공세 등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 까닭은 삼성전기가 수년 전부터 이 분야에 터를 닦아놓고 이제 막 과실을 따려하는데 삼성항공이 올초 이 분야에 새로 진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TAB기판이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일본 도레이사와 합작으로 TAB기판 전문 생산업체인 스템코를 설립, 지난 97년부터 TAB기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사업 시작년도에 월 30만개 수준에 머물던 스템코의 TAB기판 생산능력이 지속적으로 증가, 올해 현재 월 500만개 정도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삼성전기측의 설명이다.
또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했으나 전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업체의 가격인하 공세로 스템코의 경영상황은 그리 호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본업체와 경쟁하는 데도 힘겨운 상황에서 그룹 관계사인 삼성항공이 올초 이 분야 참여를 선언하고 본격 생산에 나서자 삼성전기는 내부의 경쟁자를 만나게 된 셈이다.
여기에다 삼성항공의 TAB사업 규모는 삼성전기보다 훨씬 큰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기의 부담감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삼성항공이 삼성전기의 기존 거래선에 가격인하 공세를 취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자 더 이상 삼성항공의 행보를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것이 삼성전기와 스템코측의 공통된 입장이다.
특히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삼성전기와 삼성항공이 전개하고 있는 TAB사업의 성공여부를 분석, 사업영역을 조정하거나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회사로부터 TAB사업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는 현재까지 주목할 만한 지침을 내려보내고 있지 않지만 TAB사업 주도권을 놓고 삼성전기와 삼성항공간의 경쟁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룹 구조조정본부를 의식, 삼성전기와 삼성항공은 한지붕 두가족 형태의 동거를 유지하고 있으나 양산간에 TAB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경쟁은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전자 많이 본 뉴스
-
1
'게임체인저가 온다'…삼성전기 유리기판 시생산 임박
-
2
LS-엘앤에프 JV, 새만금 전구체 공장 본격 구축…5월 시운전 돌입
-
3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4
브로드컴 “인텔 칩 설계사업 인수 관심 없어”
-
5
LG전자, 연내 100인치 QNED TV 선보인다
-
6
필에너지 “원통형 배터리 업체에 46파이 와인더 공급”
-
7
램리서치,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 참전…“HBM서 축적한 식각·도금 기술로 차별화”
-
8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9
소부장 '2세 경영'시대…韓 첨단산업 변곡점 진입
-
10
비에이치, 매출 신기록 행진 이어간다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