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64MD램의 가격급등으로 차세대 제품인 128MD램의 비트당 가격이 64MD램에 근접하면서 D램시장의 주력제품이 128MD램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현대·NEC·도시바 등 세계 메이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말을 기점으로 128MD램 생산량을 대폭 늘릴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128MD램은 생산설비의 전면교체를 필요로 하는 기존의 메모리 세대교체와는 달리 현재 64MD램 생산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공급 측면의 이점과 인터넷과 그래픽·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데이터 처리량 급증이라는 수요 측면이 맞아떨어지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형성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메이저 업체들이 128MD램 생산량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64MD램 공급가격의 3∼4배에 달하던 128MD램 가격이 2배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D램 수요의 중심이 128MD램으로 조기 전환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64MD램 양산으로 이미 감가상각이 이루어진 설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제품양산에 따르는 생산원가 부담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128MD램 생산을 늘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세계 1위의 D램업체인 삼성전자는 현재 월 400만개 수준인 128MD램 생산량을 올해 말부터 1000만개 가량으로 2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현재 64MD램 생산라인인 4, 5, 6, 7, 8라인을 0.23㎛(1미크론=100만분의 1m) 공정에서 0.20㎛ 공정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14일 통합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전자와 현대반도체도 올해 말을 기점으로 128MD램 생산량을 현재의 2배 이상 수준으로 증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각각 월 200만개 수준인 양사의 128MD램 생산량은 오는 12월부터 총 1000만개 가량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가장 먼저 128MD램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 도시바사는 최근 128MD램 생산량을 월 650만개로 끌어올린 데 이어 연말까지 또 한차례 생산량 확대작업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2위의 D램업체인 NEC 역시 64MD램의 생산을 영국 스코틀랜드 공장과 지난 2월 가동에 들어간 중국 상하이 공장에 집중시키는 한편 128MD램은 자국내 공장에서 양산키로 하고 현재 200만개 수준인 월 생산량을 연말까지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또한 조립공정을 담당하는 싱가포르 공장도 월 100만개의 생산능력을 250만개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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