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영방송국의 SBS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방송위원회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대전·대구·전주·울산방송 등 지역민방들이 SBS로부터 프로그램을 위성으로 받아 단순 재전송하는 「수중계 프로그램(릴레이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오락 프로그램일수록 SBS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지역민방들의 SBS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IMF 이후 제작비를 큰폭으로 줄인 지역민방사들이 올들어 광고 판매율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프로그램 자체제작을 정상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방송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SBS의 프로그램을 단순 중계하는 릴레이 편성비율이 가장 높은 방송사는 청주방송으로 무려 89.6%에 달했다.
청주방송의 경우는 지난해 SBS 프로그램 편성비율이 92.5%인 점을 감안하면 SBS 프로그램 의존도가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청주방송을 제외한 다른 지역민방들은 지난해보다 SBS 릴레이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이 모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방송의 경우 올들어 SBS 편성비율이 82.5%로 지난해의 80.9%보다 2% 가깝게 높아졌으며, 대구방송 85.3%, 광주방송 88.4%, 대전방송 89.4%, 울산방송 87.4%, 전주방송 88.4% 등으로 SBS 프로그램 의존도가 IMF 사태 이전보다 평균 10% 이상씩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민방들의 SBS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자체제작 비율은 평균 10%선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외주제작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으나 외주제작 비율 또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민방들의 자체제작 비율을 살펴 보면 부산방송이 15.2%로 가장 높았으며 대구방송 12%, 광주방송 11.6%, 대전방송 10%, 울산방송 10.5%, 전주방송 10.5%, 청주방송 9.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SBS 프로그램을 재전송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인천방송의 경우 자체제작 비율이 지난해의 63%보다 훨씬 높아져 80.3%에 달했다. 경영상황이 매우 열악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역민방들은 외주제작에도 매우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의 외주제작 비율은 문화부의 외주제작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18% 수준까지 높아졌으나 지역민방들의 외주제작 프로그램 비율은 고작 1∼3% 수준에 머물렀다. 외주제작 편성비율이 다른 지역민방보다 비교적 높은 대구방송도 2.7%에 불과했다.
이처럼 지역민방들의 SBS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SBS와 지역민방 사이의 힘의 불균형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지역민방의 교섭력은 크게 약화되고 있다. SBS에 이어 제2의 네트워크를 호시탐탐 노리는 인천방송에 추파를 던지려 해도 SBS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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