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후배와 같이 컴퓨터를 사러 용산상가에 갔다.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다가 터미널상가 2층 한 점포에서 제품을 계약했다.
그 점포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시스템 사양에다 조립비, 운송비도 받지 않고 휠마우스, 300W 파워, 디스켓, 디스켓박스까지 서비스로 준다고 했다. 모두 정품을 받기로 한데다 요금도 매우 저렴했다. 이렇게 하지 않는 업체보다 5만원 가량이 적었다.
모니터까지 모두 130만원이고 후배가 가지고 있던 중고 삼성컴퓨터를 20만원으로 쳐 110만원에 살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너무 싼 게 이상해 『뭐가 잘못된 게 아니냐』 『진짜냐』고 계속 물어봤다. 그러자 가게 종업원은 짜증을 내면서 『속고만 살았냐』고 했다.
그래도 우리는 조금 이상하다는 기분이 들어 다른 데도 둘러보고 오겠다고 했더니 『너네 지금밖에 기회가 없어. 나 이거 사장이 알면 혼나. 계약금 3만원 내고, 계약해』라고 해서 계약을 했다. 이틀 후 배달받기로 했다.
그러나 이틀이 지나도 온다는 컴퓨터가 오지 않아 전화했더니 그 종업원은 『계산을 잘못해 우리가 적자』라면서 재계약하자고 했다.
계약금이 아까워 다시 계약했다. CPU 성능도 낮아지고 서비스도 다 빠지고 스피커도 주지 않았다. 정품을 받기로 했는데 벌크 제품이나 역수입 제품을 내놓았다. 피해가 막심했다. 다른 데서 더 싸게 살 수 있었는데….
스피커라도 얻으려고 했더니 나이 차이가 열 살도 안나 보이는 그 종업원은 우리에게 욕을 해댔다.
용산사람들은 진짜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기관에서 용산상가의 고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번 해보는 게 어떨까.
윤제남 idname@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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