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디지털 저장장치 고도화 급진전

 컴퓨터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디지털 저장장치 기술이 고도화하고 있다.

 소니, IBM, 렉서미디어, 스캔디스크 등 크고 작은 업체들이 콤팩트디스크(CD)나 비디오테이프, 플로피디스크처럼 값싸고 간편하면서도 산뜻한 디자인의 단품형 디지털 저장장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단품형 디지털 저장장치가 보급되면 컴퓨터와 프린터, 캠코더, 팜컴퓨터, 스테레오, 포터블기기, TV 간에 디지털 영화나 음악을 자유롭게 전송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아직은 이런 작업이 만족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업계는 대용량 플로피디스크, 초박형 하드드라이브, 껌 모양의 플라스틱 코팅 메모리칩 등을 포함한 다양한 디바이스 개발을 통해 이같은 작업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저장장치의 대부분은 플래시 메모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컴퓨터 메모리 칩의 일종으로 전력이 유입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종류의 컴퓨터 칩과 마찬가지로 웨이퍼가 얇아 다양한 모양과 패키지로 성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일례로 카메라엔 명함 크기 절반 정도의 「콤팩트 플래시」란 디지털 저장장치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디지털 음악 저장장치와 전화기엔 「멀티미디어 카드」와 「스마트 미디어 카드」라는 이름의 플래시 메모리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이 둘은 모두 콤팩트 플래시에 비해 크기와 용량이 작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엔 일본 소니가 자체적으로 플래시 메모리에 기반한 디지털 저장장치로 껌 모양의 「메모리 스틱」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현재 자사가 생산하고 있는 일부 컴퓨터와 노트북 PC, 디지털 카메라 및 디지털 오디오/비디오 캠코더 등에 이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입력 슬롯을 마련했으며 「사이버프레임 뷰어」라는 상품명의 1000달러짜리 디지털 포토 프레임 판매에도 나섰다. 사이버프레임 뷰어의 경우 14㎝ 크기의 스크린을 통해 메모리 스틱에 저장돼 있는 일련의 이미지를 볼 수 있게 돼 있다. 소니의 메모리 스틱은 앞으로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다른 업체의 제품에서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IBM은 콤팩트 플래시 카드보다 약간 크고 두꺼운 컴퓨터 드라이브인 「마이크로 드라이브」를 상품화했다. 이 제품은 현재 최대 용량이 340MB로 160MB의 콤팩트 플래시를 크게 앞선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IBM은 카메라는 물론 기타 시스템에서도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것보다 마이크로 드라이브를 탑재할 경우 데이터에 보다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 디지털정보 저장 및 전송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단품형 디지털 저장장치 기술은 꾸준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나 이들 제품의 사용이 대중화하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이들 새로운 디지털 저장장치가 모든 종류의 디지털 제품 사용에 적합한 표준 제품으로 제작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특히 가격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단품형 디지털 저장장치 사용자들은 이들 제품의 음성 및 영상의 질이 업체들의 선전과는 달리 아직까지 기존 기술에 기반한 제품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디지털 저장장치에 사용되고 있는 플래시 메모리 용량이 충분치 못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니아들은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의 경우 인터넷이나 MP3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해 듣기보다 기존 음악 저장매체인 CD를 구입해 듣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단품형 디지털 저장장치의 가격도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32MB 콤팩트 플래시 카드의 시판가는 약 100달러로 MB당 가격은 3.13달러다. 또 IBM의 340MB 마이크로 드라이브의 경우 499달러로 MB당 1.48달러다. 반면 디지털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일반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의 MB당 가격은 2.5센트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60분짜리 비디오를 저장할 수 있는 32MB 용량의 제품을 기준으로 한다면 콤팩트 플래시 카드는 100달러인 반면, 컴퓨터 하드드라이브는 80센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60분짜리 아날로그 비디오테이프는 19센트로 이보다도 훨씬 싸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새로운 디지털 저장장치의 기술개선과 가격인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분야 제조업체들의 연합단체인 「콤팩트 플래시 어소시에이션」의 빌 프랭크 집행이사는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디바이스가 다른 컴퓨터 칩의 경우에서처럼 가격인하가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데이터퀘스트의 한 분석가는 새로운 디지털 저장장치가 기존의 하드드라이브나 테이프, 필름 및 CD를 위협할 정도가 되려면 MB당 가격이 10센트 정도로 대폭 떨어져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제조업체에선 가격인하 과정에서 적지 않은 리스크를 안게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 저장장치의 가격이 그 정도로 떨어지기 전에 이 기술이 낡은 것이 돼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무선기술과 광대역통신의 빠른 발전은 디지털 저장장치를 사용하지 않고도 디바이스 사이의 정보교환을 보다 쉽고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게 만들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그러나 디지털 저장장치의 수요가 없어지는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앞으로 기술개발과 가격인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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