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변환용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한 A사는 올해초 모 정부기관의 의뢰를 받고 이곳의 전산시스템에 대한 Y2K 변환작업을 점검하다가 의외로 허술한 곳이 많은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
이 기관은 우리나라의 금융부문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역할을 하는 곳인데다 이미 Y2K문제를 해결했다고 해서 공인기관으로부터 「Y2K인증」까지 받았는데 전산시스템의 여러 군데에서 프로그램 변환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
이 업체의 관계자는 『Y2K문제를 해결하고 인증까지 획득했다고 발표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 중에서도 Y2K 점검을 해보면 이같은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며 『2000년을 100여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정부나 기업체의 고위층이 Y2K문제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나머지 현실을 무시하고 무리한 추진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라는 것이 Y2K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위층들은 내부 전산시스템의 규모와 전산인력 현황 등을 무시한 채 Y2K 해결시한을 못박고 실제 Y2K 해결을 담당하는 관계자들은 일정에 쫓겨 작업에 나서다보니 문제를 꼼꼼하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Y2K인증을 남발한다는 것이다. Y2K인증센터는 지난해말부터 정부 산하기관에서부터 민간단체에 이르기까지 여러 군데에서 설립했으며 Y2K인증작업이 신종사업으로 부상하면서 경쟁적으로 인증을 추진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심지어 모 인증센터의 경우 기업체의 Y2K 해결현황을 서면으로만 검토한 뒤 인증마크를 주기도 한다.
한 중소기업의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Y2K인증을 획득하기는 했지만 인증기관에서 현장 실사도 거치지 않고 인증서를 받아 2000년이 왔을 때 문제가 발생할 것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2000년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면서 공공기관과 기업체들이 Y2K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하고 인증서를 획득했다고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다시 한번 차분히 전산시스템의 Y2K문제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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