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비업체, 통합방송법에 "발목"

 방송장비업체들이 국회에서의 통합방송법 제정 지연으로 사업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합방송법 제정작업이 국회에서 계속 표류함에 따라 그간 관련사업에 신규참여를 계획했던 방송관련 업체들의 시스템 구축작업이 연기되거나 중단돼 방송장비업체들의 매출계획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방송솔루션 전문업체인 아이큐브(대표 강성재)는 최근 위성방송을 준비중인 D사와 방송솔루션 업무협정을 맺을 예정이었으나 법 제정 지연으로 현재 계약체결이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자본유치와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CIS테크놀로지(대표 이준)는 최근 위성방송을 준비중인 N채널과 디지털 방송솔루션 계약을 맺기로 했으나 통합방송법 때문에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퓨전(대표 김태완)은 최근 MBC와 협력해 디지털 문자발생기를 개발 완료했으나, 통합방송법이 발목을 잡는 바람에 당분간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역시 문자발생기 생산업체인 컴픽스(대표 김광수)도 당분간 수출에 역점을 두기로 했으며, 보은전자통신(대표 우영섭)과 비주얼리서치(대표 김창원)도 통합방송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내수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외국업체를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영국의 NDS사와 디지털 방송장비 국내 디스트리뷰터 계약을 맺은 산컴텍(대표 오정선)과 미국 디비컴의 국내 디스트리뷰터인 에이스텔(대표 이강현)을 비롯한 수입공급업체들도 통합방송법 제정 지연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고전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미국 티에르난사의 인코더장비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피아이인터내셔널(대표 노일식)도 최근 KT위성방송 등에 관련장비를 공급했으나 규모가 당초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통합방송법 제정이 늦어지는 만큼 방송장비업체들의 사업 진척도도 지연되고 있다』고 말하고 『특히 종전에는 위성방송사업자들이 프로그램공급사(PP) 등과의 계약에 앞서 송출시스템을 먼저 구축했으나 IMF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에는 계약이 된 이후에 시스템을 설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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