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부품" 경쟁체제로

 부품업계의 사업다각화가 활기를 띠면서 그동안 독과점체제를 유지해온 일부 부품시장이 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D롬용 스테핑모터와 아모퍼스코어, 트리머콘덴서 등 기존 독과점 품목의 시장에 신규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기존 독과점체제를 유지하려는 선발업체와 시장을 넓히려는 후발업체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CD롬용 스테핑모터는 그동안 국내업체로는 모아텍만이 생산, 국내시장의 60%를 장악해왔으나 최근 국내 최대 종합 부품업체인 삼성전기와 VCR 부품 생산업체인 마스타정밀이 CD롬용 스테핑모터를 개발, 생산에 들어감에 따라 시장판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기술력과 영업망이 탄탄한 삼성전기가 앞으로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CD롬용 스테핑모터의 생산모델과 생산량을 확대, 공급물량을 늘릴 계획인데다 마스타정밀 또한 가격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스테핑모터를 주력 생산품목으로 육성할 방침이어서 선발업체인 모아텍과의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모스가 생산해온 아모퍼스코어시장에는 내년부터 한국비정질금속과 한국코아가 진출함으로써 경쟁체제로 전환된다.

 최근 아모퍼스스트립 생산설비의 국산화에 성공한 한국비정질금속은 내년부터 월 5억원 규모의 아모퍼스코어를 생산할 계획이며 한국코아는 내년 초 중국 강철연구소와 공동으로 아모퍼스스트립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것과 별도로 독자적으로 중국에 아모퍼스코어 생산공장을 설립, 제품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노트북PC와 정보통신기기 등 경박단소화가 가속화되는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아모퍼스코어시장을 둘러싼 선후발업체 사이에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리머콘덴서는 그동안 국내업체로는 유일하게 광원전자가 생산해 왔으나 최근 효천전자가 일본의 세라믹 생산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트리머콘덴서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시장구도가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전환됐다.

 특히 후발업체인 효천전자는 트리머콘덴서의 월 생산량을 올해 말까지 지금보다 두배 늘어난 200만개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현재 월 100만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광원전자와의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프로그래머블 파워 서플라이를 빅텍과 인터액트가 국산화, 외국업체와의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고 있으며 일본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실버스루홀기판용 도전성 페이스트시장에는 한국다이요잉크와 창성 등이 진출해 일본업체와의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한편 관련업계는 그동안 독과점체제를 유지해온 일부 품목의 시장구도가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선후발업체 사이의 경쟁을 통해 생산품목의 다양화와 품질향상·가격인하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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