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247)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한용운과 그의 아내는 바싹 붙어 앉아 있었다. 거의 습관적인 몸짓이겠지만, 그러면서 그녀는 가만히 있지 않고 남편의 몸을 만졌다.

 『결혼한 지 두 해가 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신혼 같습니다. 식사를 하는 데도 그렇게 바싹 붙어 앉아 있어요?』

 오준호가 심술이 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여자는 깜짝 놀라면서 몸을 떼었다.

 『용식이는 별 일 없지? 그놈은 평소에 얼굴 보면서 하는 말보다 전화를 하면 말을 더 잘하는 것 같아. 이제 말을 곧잘 하던데?』

 한용운은 이틀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떨어져 있자 아들이 보고 싶었다. 아침저녁으로 전화 통화를 하지만, 만나는 것과는 달랐다.

 『따라 오려고 하는 것을 겨우 떼어놓고 왔어. 아빠 만나면 전화해 준다고 했는데, 당신 식사 끝나면 애한테 전화해.』

 한용운은 식사를 마치고 물을 마셨다. 그는 물로 입안을 헹구고 그것을 삼켰다. 한용운은 탁자 위에 있는 수화기를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옆방에서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었다.

 『잘 먹었네. 아주머니 덕분에 모처럼 영양보충을 했군요.』

 오준호는 식사를 마치면서 말했다.

 『커피를 한 잔 할까? 커피는 내가 끓이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 문설주 옆에 놓아둔 커피포트를 들고 층계 옆에 있는 세면실로 물을 뜨러 나갔다.

 『밤을 꼬박 새우면 잠은 언제 자?』

 한용운의 아내가 남편의 얼굴을 근심스런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물었다. 한용운은 머리를 긁으면서 멋쩍게 웃더니 대답했다.

 『새벽 서너시에 잠깐 눈을 붙이니까 괜찮아.』

 한용운은 여유있는 웃음을 흘리면서 말했다. 그러나 이틀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서 그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눈이 충혈된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피곤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다이묘 주물회사로부터 계약이 체결된다는 사실이 나에게 강한 힘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벤처창업은 야망과 의지로 출발하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그 야망이 현실성이 없을 경우는 헛된 만용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출발하였지만, 내심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일본 업체로부터 계약이 되면서 그 야망이 현실로 나타나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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