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위성 3호도 "또 헛도나"

 통합방송법의 제정 지연으로 지난 5일 발사된 무궁화 위성 3호가 무궁화 1, 2호에 이어 또 다시 공전될 위기에 처해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된 무궁화 위성 3호는 6개의 방송용 중계기와 총 24개의 통신용 중계기 중 방송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12개의 통신용 중계기를 이용해 168개의 디지털 위성방송 채널을 운용할 수 있으나, 통합방송법의 제정 지연으로 방송용 중계기와 통신용 중계기의 공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방송용 중계기는 중계기당 8개 채널, 통신용 중계기는 중계기당 10개의 위성방송 채널을 운용할 수 있으나 디지털 압축전송 기술의 발전 추세를 감안할 때 멀지 않은 장래에 방송용은 중계기당 10개 채널, 통신용은 중계기당 12개의 위성채널을 송출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디지털 위성방송으로 확보 가능한 위성방송 채널수는 무려 204개에 달해 투자손실 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통신은 이번 발사된 무궁화 위성 3호의 정상궤도 진입 및 궤도내 시험과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며, 수명이 거의 다한 무궁화 1호기와 2004년까지 사용 가능한 무궁화 위성 2호기의 방송용 중계기는 경사궤도 운용 등을 통해 향후 연구용이나 시험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통합방송법의 제정 지연으로 현재로선 전체 가용 채널 168개 가운데 KBS1·2 위성채널, EBS1·2 위성채널, 방송대 채널 등 5개만 운용할 수 있어 막대한 투자손실이 예상된다.

 현재 한국통신은 무궁화 1, 2호기의 방송용 중계기를 활용해 실용화 시험국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KBS·EBS·OUN(방송대)의 위성채널을 내년 1월부터는 무궁화 3호기로 이전해 서비스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궁화 위성 3호를 이용한 위성방송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1, 2호기와 마찬가지로 방송용 중계기만 연간 75억원 이상의 투자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무궁화 1, 2호 위성은 통합방송법의 제정 지연으로 전체 사용 가능한 6개의 방송용 중계기 가운데 1.25기만 사용, 연간 75억원 정도의 투자손실을 봤다.

 방송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태가 또 다시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궁화 3호 위성이 정상 가동에 들어가는 내년 1월 이전까지는 무궁화 3호 위성을 방송용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방송법 또는 「위성방송법(가칭)」을 제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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